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식품관 매출은 지난달 15.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측은 50~60대 고정 고객이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압구정 본점 식품관의 경우 주 1회 이상 방문하는 50~60대 고정고객 비중이 27%를 차지한다고 한다.
20대 빈자리 60대가 채워
우리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50~60대 중장년 계층이 소비주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한카드가 카드사용액을 통한 연령대별 소비성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8월 60세 이상 카드사용액은 4조1553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30대 미만은 5조1178억원을 쓰며 4년전에 비해 22% 감소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20대는 소비를 줄이고 그 빈자리를 50~60대가 채우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흔히 5060으로 불리는 세대가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일본을 꼽을 수 있다. 미즈호 코퍼레이트은행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 약 25%였던 60대 이상 인구의 가계소비 비율이 2025년에는 약 4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계소비의 절반을 60대 이상 실버계층이 책임지게 된다는 얘기다. 일본에선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가 국민연금 수령 연령인 65세에 진입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단카이 비즈니스’가 등장하는 등 실버세대가 거대 구매층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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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에서 실버산업은 태동기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소득수준이나 노후준비 정도가 과거보다 높아 이들이 실버계층으로 진입하더라도 소비의 중심계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약 5조원 규모로 성장한 아웃도어 시장의 진원지도 40~50대 이상 연령층이다. 우리 사회에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데 지갑을 열 준비가 돼있는 중장년층이 두텁게 포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엔 비교적 적은 금액이 드는 레포츠뿐 아니라 스포츠카 시장에서도 중장년층이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과 부산 등 지방대도시에 거주하는 변호사, 병원장, 개인사업자 등 50대 전문직 가운데 고성능차에 흠뻑 빠진 이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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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50~60대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더라도 젊고 감각적인 면을 부각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나이들었다는 생각을 잊게 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컨템포러리 장르에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60대(29%)고 다음이 50대(27%)였다. 반면 엘레강스와 시니어 브랜드는 40~50대는 물론 60대에서도 역신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패션이나 남성캐주얼의 경우 40~50대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며 “자신이 나이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브랜드는 쇠퇴하고 젊고 유행에 민감한 브랜드가 뜨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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