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美 대선 전까지 박스권 형태의 등락 전망

NH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20-10-16 오전 7:59:57

    수정 2020-10-16 오전 7:59:5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대선 전까지 박스권 형태의 등락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은 공통적으로 상승 속도 둔화를 겪고 있다”며 “낙관론에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던 변수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단 미국 대선 불복 및 이에 따른 경기부양책 지연 가능성이 우려된다. 노 연구원은 “미국 의회는 대선 직전 추가 부양책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대선 불복 및 이에 따른 부양책 지연 가능성은 재정정책 공백 우려를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 중단도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투자자 자금은 연말에 다가갈수록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에 따른 매도 물량 출회 가능성이 높다. 노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코스닥보다 코스피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주 수익률 둔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시에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은 연말 배당 투자와 미국 대선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다. 이에 따라 그 전까지 국내 증시는 박스권 형태의 등락이 예상된다.

노 연구원은 “연말 배당향 자금 유입 가능성은 개인투자자 순매도 물량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선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나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배당향 자금 6조원 가량을 코스피 순매수에 사용했다”며 “올해 매도차익 거래 활성화에 따라 현물 잔고를 비워둔 상황에라 되돌림에 대한 속도, 규모 등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대선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부상하는 국면에서 미국향 수출주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국내 반도체, 핸드셋,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조정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파생상품 투자자들은 대선 전후 불확실성을 반영해 나스닥 선물 숏, VIX(S&P500 변동성 지수) 선물을 통해 헷지 포지션을 대량 구축했다. 9월말 나스닥 선물 숏 포지션은 2006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 연구원은 “헷지 포지션을 대량 설정했다는 사실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순매도 가속화 가능성을 줄이는 요소”라며 “VIX 선물 가격을 고려한 투자자 심리는 12월 초중순 변동성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수 상승 속도는 둔화될 수 있으나 대선 이후 재차 상승 가능성에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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