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개별 재무제표 기준 22.4%로 매우 양호한 모습을 보입니다. 보통 부채비율이 100% 근처만 돼도 양호하다고 보는데, 삼성전자는 빚을 거의 쓰지 않는 것이지요.
그나마 쓴다는 부채도 대부분이 원자재를 외상으로 산 매입채무이거나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을 살 때 중도금·잔금으로 주지 않은 미지급금, 아직 납부하지 않은 직원 월급이나 전기세, 수도세 같은 미지급 비용, 납부하지 않은 세금인 미지급 법인세, 직원 퇴직금 줄 돈으로 쌓아 둔 충당부채들이니 ‘대출인 듯 대출 아닌 대출 같은 부채’만 갖고 있지요.
그런 삼성전자에도 6조원 규모의 단기 차입금이 있는 것이 의아합니다. 단기차입금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고금리 대출로 유동성이 나빠진 기업들이 주로 단기 차입금으로 자금을 구해오지요. 물론 삼성전자는 전체 부채에서 19.9%만이 단기차입금이긴 하지만, 현금도 많은 데 굳이 단기차입금을 빌려 온 이유가 뭘까요?
|
은행은 수출환어음을 사들이면서 수출업체에 외국 수입업체 대신 돈을 미리 지급합니다. 이 돈은 나중에 수입업체로 부터 받지요. 수출업체인 삼성전자에는 일정 기간 빌려주는 형식이라 대출로 잡힙니다. 금리는 리보(LIBOR·런던 은행간 적용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 수준이라 매우 낮다고 합니다. 낮은 이자율로 환율 변동 위험을 은행에 떠넘길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선 보약이 되는 대출이겠네요.
또 하나 부채다운 부채로 장기 차입금 중 사채라는 항목이 눈에 띕니다. 사채는 명동 사채업자에게서 빌린 살인적인 금리의 사채가 아니라 회사채를 말합니다.
보유 현금도 많으니 몽땅 갚아버려도 될 텐데 이를 갚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신용평가사들에 수소문해보니 회사채 발행량이 있어야 채권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삼성전자는 돈이 급해 부채를 쓰지 않습니다. 위험을 헤지하거나 신용 좋은 회사라고 증명하기 위해서 씁니다. 다가오는 채권 만기일에 가슴을 졸여야 하는 한계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보면 삼성은 참 부러운 회사지요?
▶ 관련기사 ◀
☞삼성전자, 2016년형 '액티브워시' 세탁기 출시.."애벌빨래 강화"
☞[포토]"삼성 기어S2, 다양한 활용법 체험해보세요"
☞삼성전자, '기어S2' 출시 기념 대규모 체험 행사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