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1분기까지만 해도 금융위기의 악몽을 떨어내지 못하던 증시가 2분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표주들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고, 금융위기 직후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강한 랠리가 이어졌다.
국내 대표기업들의 선전이 어느 때보다 돋보였던 한 해였다. 경쟁업체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우리 기업들의 지배력이 확대됐고, 외국인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시가총액은 1년새 30조원이 늘었고, 외국인 지분율도 30%를 웃도는 수준을 회복했다.
◇ 3월 이후 본격 랠리 시작.."경기 바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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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계속되고 펀드 환매로 자금여력이 달린 기관이 계속 주식을 팔면서 3월초 한 때 코스피는 장중 1000선을 다시 깨고 내려갈 만큼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아래쪽으로만 치닫던 주가가 위쪽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말부터다. 각국 정부가 작정하고 푼 자금이 투심을 자극하면서 이른바 `유동성 장세`가 꿈틀대기 시작한 것.
특히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경기선행지수가 1년 만에 플러스권으로 올라서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전망에 불이 붙었다. 이어 소매판매와 수출 등 주요 지표가 줄줄이 호전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안전자산만 찾던 투자자들은 증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5월말 코스피는 1430선을 회복하며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 수준을 탈환했다.
◇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1720선까지 성큼`
삼성전자가 1년만에 2조원대 영업이익을 발표하는 등 업종별 대표 기업들이 눈부신 성과를 과시하면서 실적 모멘텀을 증폭시킨 것이다.
9월 중순 코스피는 1720선까지 치솟으며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만 놓고 본다면 금융위기를 너끈히 극복하고도 남았다고 봐도 좋을 수치였다.
다만 10월 이후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경기회복 모멘텀이 둔해지면서 지수는 다시 1600선대로 레벨을 낮춰 움직이고 있다.
◇ 대표기업들 "위기를 기회로"..줄줄이 신고가
전체 지수는 크게 올랐지만 업종과 종목간 표정은 달랐다. 정책 효과를 직접적으로 받으며 글로벌 대표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IT와 소비재 등은 랠리를 만끽한 반면 내수업종은 반등폭이 작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했던 것.
특히 업종별 대표종목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LG화학(051910) 등이 줄줄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역사를 다시 썼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입이 지속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더 올랐고, 덩치 큰 종목들의 선전으로 지수도 한층 높게 오를 수 있었다.
◇ 명실상부 선진증시..`亞 최고 인기몰이`
올해는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매달고 있었던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오명을 상당폭 희석시킬 수 있었던 해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빨랐던 국내 경기회복과 위기를 기회로 삼은 대표기업들의 비상 덕에 남다른 체질을 과시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FTSE 선진지수에 공식 편입되면서 명실공히 선진 증시로서의 이름을 갖게 된 것.
덕분에 우리 증시는 올들어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많은 외국인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연초 57조원대에 그쳤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87조원대로 1년만에 30조원 가량 몸집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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