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토 영역까지 위협…미 "나토 공격시 전면대응"(종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가 폴란드 국경에서 약 15마일(약 24㎞) 떨어진 지역에 공습을 가해 긴장감을 높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까지 위협하고 나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영토에 러시아의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공격시) 나토의 모든 영역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州) 스타리치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교육센터와 야보리우 훈련장을 공습했다.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4㎞ 가량 떨어진 곳이다.

AP 통신은 러시아군이 이들 시설에 30발 이상의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공격으로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을 “정당한 공격 목표로 간주하며, 서방과 러시아 간 직접 충돌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고 WP는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는 외국 용병 훈련소를 배치하고 외국에서 들여온 무기와 장비를 보관하는 기지를 마련했다”며 공습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국에서 온 용병 180명과 대량의 무기 화물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영토에 도착한 외국 용병들에 대한 파괴는 계속될 것”이라고 위협하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서남부 도시 이바노-프란키우스의 공항도 러시아군의 공습 표적이 됐다. 루마니아 국경에 인접한 도시로 한국대사관이 키이우에서 대피한 체르니우치에서 약 100㎞ 떨어져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 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해 러시아군의 폭격을 막아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나는 작년에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예방적 제재가 없다면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나토 지도자들에게 분명히 경고했다. 우리가 옳았다”며 “다시 반복한다. 우리 하늘을 닫지 않으면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당신들 영토, 나토 시민들 집 위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미 뉴욕타임스(NYT) 영상기자인 브렌트 르노가 러시아군에 살해당했다며 “의도적인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CNN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실수로라도 나토 영토를 넘어선 공격을 할 경우 연합군의 전면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 대상) 목표를 늘리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국 각지에 피해를 입히려 하고 있다”며 “이는 수도인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진전이 없어 좌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