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도 집값하락한 도시 딱 5곳…이유 있었네(종합)

부동산원 아파트값 조사결과
당진·목포·나주·무안·사천만 집값 하락
2.4억 아파트, 1년새 2억으로 떨어지기도
공통적 원인은 ‘공급과잉’
  • 등록 2021-01-27 오전 7:56:19

    수정 2021-01-27 오후 2:45:36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구축 아파트값 더 떨어지네요. 2020년에만 3000만원 추락, 더 떨어지겠죠?” “인구수가 비슷한 곳도 오르는데 목포만 끝없는 추락이네요.” (전남 목포 온라인부동산까페글)

전국 아파트값이 한여름 아스팔트처럼 펄펄 끓는 와중에도 유독 겨울 삭풍 부는 곳들이 있다. 충남 당진시, 전남 목포시와 나주시, 무안군 그리고 경남 사천시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전국 부동산 가격 들끓는데... 안오른 곳이 있다고?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작년 전국아파트값 7.57%↑…나주·사천 3%, 무안 6%↓

한국부동산원은 월간, 주간 단위로 전국 188곳 주요 시·도·군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조사해 공표하고 있다. 지난해 6월께부터 상승세를 보인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은 올해 1월 들어서도 매주 꾸준히 올라 셋째주 기준 0.81% 상승했다. 그럼에도 딱 5개 지역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당진시는 이달 0.17%, 목포시와 나주시와 사천시는 각각 0.2% 하락했다. 사천시의 경우 1월 셋째주 0.09% 떨어졌는데, 이달 누적으로는 겨우 보합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에도 아파트값 하락이 컸다.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이 7.57% 오르는 동안 △당진 -1.81% △목포 -2.53% △나주 -3.57% △무안 -5.97% △사천 -3.15% 떨어졌다. 다른 지역들의 상승에 이들 지역의 하락 체감도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당진 송악읍의 당진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월 매매가 2억4000만원을 찍었지만, 1년 지난 이달 중순엔 2억원(12층)에 손바뀜했다. 목포 상동의 하당현대 전용 84㎡ 역시 작년 1월엔 1억5700만원에 팔렸으나 이달엔 1억1900만~1억3700만원에서 거래됐다.

사천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축은 말할 것도 없고 신축 아파트까지 값이 떨어지고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분양권 판매) 붙은 새 아파트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 취득세 오른다고 하니 공시가격 1억 안되는 아파트 찾아서 외지인들 투자 문의들이 오더라”며 “소도시에 집이 갑자기 늘어나니 값이 안 떨어지나. 그래도 이제 좀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공급과잉에 구도심 아파트값 ‘뚝’…“슬슬 반등 낌새”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공급과잉이다.

먼저 당진은 수청1·2지구 등 4곳의 신규택지에서 신규 분양과 입주가 지속되고 있어 공급초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단 게 부동산업계 분석이다. 작년엔 당진 센트레빌 르네블루(1147가구)·호반써밋 시그니처 2차(998가구)·당진 효성 해링턴 에듀타운(671가구) 등이 공급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입주 물량은 작년 1990가구에서 올해 1222가구, 내년 3010가구에 달한다.

당진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선정한 미분양관리지역 7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진은 미분양 증가 및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등 선정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지역”이라며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반등세가 엿보이지만 다음달 말까지로 예정된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목포는 무안과 함께 남악신도시, 오룡지구의 신규택지 공급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두 도시에 끼어 있는 남악신도시와 오룡지구로 이주 수요가 생겨나 구도심 아파트값의 하락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입주권은 올랐을텐데 아파트가격조사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주는 빛가람동 광주전남혁신도시에서 과잉 공급이 일어났고, 사천은 KCC스위첸(1738가구)·서희스타힐스(418가구) 등 공급에 더해 우주항공산업 고용불안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도 겪었다.

결국 수급불균형이 집값을 떨어뜨리는 시장원리가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공급과잉 현상이 풀리면 집값도 우상향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오르는 추세 속에 ‘나홀로’ 떨어지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공급 물량이 해소되면 전체 흐름을 타고 집값이 반등할 여지가 충분히 있고 일부 지역에선 낌새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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