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심각한 것은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다. 올해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달 2주차(7월 12~14일) 여론조사에서 11%였던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가 8%로 3%포인트 하락했다. 총선 후 2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장으로 인한 현상으로만 보기에는 지지도 하락이 가파르다.
◇반 총장 지지율 누가 흡수할지 관심, 손 전 대표 지지율 오를 듯 = 더 큰 문제는 호남권 지지율이다. 이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에게 역전을 당했다. 문 전 대표가 22%인데 반해 안 전 대표는 19%로 3%포인트 낮았다. 그 뒤를 반 총장이 16%, 손학규 전 대표가 9%로 따랐다. 여권 주자로 분류되는 반 총장을 제외하면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손 전 대표가 호남민심을 3분하고 있는 모양새다. 광주 정치권 인사는 “아직 이쪽에서 딱 마음을 정한 사람이 없다. 호남민심이 계속 요동치고 옮겨가는 과정이다.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하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간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3년째 전남 강진에 칩거중인 손 전 대표가 복귀하고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면 호남민심은 다시 한번 출렁일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누가 흡수하고 호남민심에 부응하는 비전을 누가 내놓느냐에 따라 호남권 1위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은 문 전 대표가 앞서 있지만,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민심을 차지할 수 있는 대선주자로는 손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더 거론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당시 정계은퇴까지 얘기하며 호남 지지를 호소했지만, 총선에서 참패했다. 호남권 의석 28석 중 더민주가 차지한 것은 겨우 3석이다. 호남이 철저하게 심판했다. 아직도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토정서가 강하다.
그래서인지 문 전 대표측에서 내년 대선과 관련해 호남권 지지 40%를 전제로 전략을 구상중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야권은 전통적으로 호남권의 절대적인 지지를 전제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 50만표 차이로 이겼다.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에다 충청권으로의 수도 이전 공약, 부산·경남에서 선전해서 이긴 게 이 정도다. 문 전 대표측에서 부산·경남 등의 표로 보완한다고 하는데,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 정계복귀도 안한 손 전 대표는 1박2일 일정을 함께했다. 손 전 대표는 7일 신안군 하의도 생가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해 “김대중 선생은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고 선각자다. (김 전 대통령은) 1970년에 대중경제론을 설파하셨고, 4대 강국에 의한 안전보장론을 말씀하셨다”며 “지금 우리 현실을 이미 40∼50년 전에 말씀하신 선각자고 선지자다. 비전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김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안 전 대표에게는 절박감이 없어 보인다. 광주 정치권 인사는 “총선 때 비토당한 문 전 대표 지지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다. 안 전 대표도 미덥지 않다는 거다. 그동안 보여준 걸로는 안 전 대표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손 전 대표에 대해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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