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中증시 위험하다..버블우려"-WSJ

상승속도 지나치게 빠르고 펀더멘털 반영 안돼
中 PER는 `69`..87년 블랙먼데이 때도 `18` 불과
대공황 전 美증시·`잃어버린 10년`前 日과 유사
  • 등록 2007-10-16 오전 9:28:09

    수정 2007-10-16 오전 10:25:41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과열 우려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모습이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와 `대공황` 직전의 1920년대 미국 주식시장, `잃어버린 10년`이 오기 전 일본 주식시장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WSJ은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가이익비율(PER)이 심각할 정도로 높다는 점을 들어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은 주가 급등은 결국 종말을 맞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中증시, 1년만에 세 배 이상 상승..개미들도 상승속도 우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5일 사상최초로 6000선을 돌파했다.
 
1년 전 상하이 지수는 1771.29에 불과했지만, 지난 8월23일 5000선을 돌파한 지수는 2개월도 채 안 돼 6000선을 밟았다.
 
올해 초만 해도 3개월마다 1000포인트씩 상승하는 수준이었으나 랠리에 점점 가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가히 `괴력` 수준이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3조7000억달러에 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와 맞먹는다. 중국 주식시장의 거래량도 세계 최고, 기업공개(IPO) 규모도 올해 세계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주식 투자 확대는 민간 투자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고 있다. 주식 붐은 기업들의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걸음마 단계 중국 금융 기업들 마저 푸르덴셜 파이낸셜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투자하게 만드는 자금력을 제공했다.

현재 중국 증시 랠리는 5000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 주식시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중국 주식시장에는 매일 수백만명의 신규 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중국 금융자산 중 주식의 비중은 아직 22%에 불과하다. 미국 52%의 절반도 안 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들어 중국 주식시장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자 이들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올해 27세의 상하이 거주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티븐 궈는 "거품이 분명하지만 언제 터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투자로 본업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美-日-臺를 기억하라..거품 터진 후 후유증 깊어

하지만 많은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과거 미국, 일본, 대만 주식시장의 거품이 터졌을 때 그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들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제 금융계에서 약세장 예측 전문가로 유명한 `닥터 둠(Dr. Doom)` 마크 파버는 현재 중국 증시의 모습이 1920년대 미국 주식시장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의 고도 경제성장에 대해 압도적인 확신을 갖고 있는 것처럼 1920년대 미국 투자자들 역시 라디오 발명, 새로운 소비 계층의 출현 등으로 미국 경제의 번영을 맹신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파버는 "경제 호조에 대한 확신이 너무 컸기 때문에 증시 거품이 꺼졌을 때 충격도 그만큼 컸다"면서 "대공황 후 뉴욕 증시가 1950년대 중반까지 대공황 이전을 회복하지 못한 것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1980년대 일본과 대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80년대 일본 경제의 위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한 일본은 마치 2차 대전의 패배를 분풀이라도 하듯 미국 부동산 `싹쓸이`에 나섰다. 도쿄 주식시장은 1986년 한때 시가총액에서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당시 일본과 대만 증시 모두 지금 중국 주식시장과 비슷한 상승 동력을 지녔다. 부동산 호조, 기업 수익 증가, 자국통화 강세, 저금리 등이 증시 호황을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대만 증시는 79% 급락했다. 일본은 10년 넘게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했었다.

지난 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일본 경제의 버블 붕괴 직전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최근의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관련기사 "中 경기과열, 日 부동산 버블과 꼭 닮았다"-FT

◇`PER 높고 실적도 속 빈 강정`

기업 수익 측면에서도 중국 주식시장의 과열 위험은 매우 높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가수익배율(PER)은 69에 달한다. 이는 어느 측면으로 봐도 위험한 수치라고 WSJ은 분석했다.

 

이는 닷컴 버블 직전 나스닥이나 일본 및 대만 증시 과열 당시와 유사하다.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직전 나스닥 기업들의 주가는 이익 전망의 123배를 기록했다.

1980년대 대만과 일본 주식시장도 각각 100과 71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69라는 수치가 얼마나 높은 지 알 수 있다.

지난 1929년과 1987년의 `블랙 먼데이` 당시에도 이 수치는 각각 28과 18에 불과했다.

`실적 뻥튀기`도 심각하다. 올해 상하이 증시 상장 기업들의 74%가 상반기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익 증가 기업 중 38%는 영업 활동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보유한 주식의 평가 가치가 올라가면서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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