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나이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엘리엇 힐 취임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규 CEO 취임과 함께 사업 전략이 개편되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나이키의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임 CEO 첫해에는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영국 런던에 위치한 신발 매장에 나이키 신발이 진열된 모습.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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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나이키의 2025년 회계연도 1분기(2024년 6~8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116억달러를 기록해 가이던스에 부합했으나, 디지털 트래픽이 예상보다 약했다”며 “특히 직영 사업부의 트래픽 감소로 판매량이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12억달러로 집계됐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대비 33% 상회했다. 매출총이익률(GPM)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45.4%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원가 하락, 창고 및 물류 비용 감소, 기저 효과로 수익성 지표는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분석이다.
나이키는 지난 몇 년간 추진했던 △도매 사업 축소 △클래식 운동화 편중 △라이프스타일 중심 등 주요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변화를 추진하는 과도기에 진입하면서 당분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현재 에어포스1, 에어조던1, 덩크 등 클래식 운동화 프랜차이즈 비중을 낮추기 위한 조치가 매출 감소 요인”이라며 “향후 몇 개 분기에도 영향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권 매출이 견조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분기 중화권 매출은 환율 영향 제외 기준 전년 대비 3% 감소에 그쳐 시장 전망치 대비 선전했다. 중국 직영 사업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도매 사업이 10% 증가한 덕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 내 전반적인 소비 둔화로 전체 리테일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나이키도 트래픽 감소를 겪었으나 로컬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2025년 회계연도 2분기(2024년 9~11월) 매출 가이던스로 전년 대비 8~10% 감소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7% 감소)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나이키는 프로모션 증가, 채널 믹스(Mix) 악화 등을 반영해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도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을 예상했다.
나이키가 CEO 교체를 단행하면서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지만, 김 연구원은 불확실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미 나이키는 신임 CEO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 2025년 회계연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이는 기존 매출 가이던스를 낮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신임 CEO 선임 첫해는 가이던스를 더욱 보수적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매출 기대치를 추가적으로 낮출 여력도 크다”며 “2025년 회계연도는 전략적 조정 과도기라는 점에서 향후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높아질 때까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