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도 안돼도 불안"…흔들리는 정책에 매력 잃은 면세점株

한화갤러리아 8개월 새 주가 70% 급락
면세 사업권 두고 정부규제 강화 우려에 외국인 이탈
특허기간 연장 기대로 이달 들어 반짝 반등
  • 등록 2016-03-19 오전 10:54:18

    수정 2016-03-19 오전 10:54:18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호텔신라(008770)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 면세 사업자 주가가 정부 정책에 따라 춤추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사업권을 따냈을 때만 해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으나 이후 정부가 특허수수료 인상과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7월17일 사상 최고가 22만500원을 기록한 뒤 8개월 만에 71.0%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 보유 지분은 16.05%에서 7.39%로 8.66%포인트 낮아졌다. 호텔신라 역시 지난해 7월13일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다. 8개월 동안 주가는 52.2% 하락했다. 37.05%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18.92%로 18.13%포인트 낮아졌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호텔신라 지분을 서둘러 정리한 데는 정부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지난해 7월10일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갤러리아 면세점’을 서울 시내 면세점으로 선정했다. 선정 직후만 해도 국내 증권가는 신규 면세점 운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해당 기업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대해 서울 면세점 추가로 매출액이 2015년 4425억원에서 2017년 8179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은 호텔신라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투자자가 신규 면세점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5년마다 사업권을 새로 따내야 하는 현행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사업 초기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게다가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에 대한 면세 사업권 재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입찰 결과를 통해 기존 업체가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만은 없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며 “사업의 영속성, 고용 안정 등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부가 면세점 사업에 대한 특혜 시비를 차단하려고 특허수수료율을 인상하거나 면세점사업자 선정방식을 경매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결국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서둘러 지분을 정리했고 주가도 반등 없는 하락을 지속했다. 면세점 업계는 사업의 지속 여부가 5년마다 결정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지속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최근 특허권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살아나면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달 초 반짝 반등에 나서기도 했다.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닷새 동안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33.2%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신규 특허권을 발급할 것이라는 것을 비롯해 각종 설만 난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사업자의 영업 초읽기 단계에서 추가적인 특허 발급은 신규 사업자뿐만 아니라 기존 면세 사업자에게도 부정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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