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초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최장기간 순매도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세에 나섰다. 국제유가 바닥론과 글로벌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도 훈풍을 맞고 있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유지했다. 누적 순매수 금액은 1조5178억원이다. 이 기간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551억원, 58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대형주만 1조11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가장 선호했던 업종은 제조업으로 9647억원의 매수세가 몰렸다. 이어 운수장비(2875억원), 전기·전자(2260억원), 화학(2128억원) 등 순으로 많았다.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가장 높은 관심을 가졌던 종목은 어디일까. 마켓포인트 집계를 보면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물산(028260)이다. 최근 5거래일동안 17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포스코(005490)(1048억원)가 둘째로 많았고 이어 삼성전자(005930)(930억원), 현대차(005380)(900억원), SK텔레콤(017670)(726억원) 등 순이었다. LG생활건강(051900), SK하이닉스(000660), 한미약품(128940), 기아차(000270), LG전자(066570)까지 10위권을 형성했다.
포스코는 중국의 경기 부양에 따른 원자재인 철강 가격 인상이 실적 호조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열연과 스테인리스·전기강판의 내수가격 인상으로 1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상승할 것”이라며 “중국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 의지가 강해 단기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S7’ 출시와 회사 분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확고한 지배를 위해 올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가능성이 높고 통상 인적분할 이후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시가총액 합이 이전보다 더 크게 형성된다‘며 ”기존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둔 갤럭시 S7 출시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와 함께 주주환원 조치가 주목할만한 사항으로 꼽혔다. 이정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율 여건이 긍정적인 방향성을 보이고 있어 올해 상저하고의 실적 패턴을 보일 것”이라며 “지난해 총 배당성향은 16.8% 수준으로 2014년 이후 글로벌 업체에 준하는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순매수가 이어진 기간 동안 삼성생명(032830)은 479억원치를 팔아 유가증권시장 종목(우선주 제외) 중 가장 많은 순매도 금액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285억원), SK(034730)(236억원), 유한양행(000100)(201억원), 오리온(001800)(139억원)도 상위 매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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