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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전시장에서 스마트폰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건 바로 헤드셋이다.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답게 스마트폰이 주요 전시 아이템인 것은 올해도 변함이 없지만 스마트폰보다 헤드셋이 더 시선을 잡고 있다. 전시장을 불문하고 헤드셋을 쓴 채 가상현실(VR) 콘텐츠를 감상하는 이들이 스마트폰을 만지는 이들 만큼 흔하다.
22일(현지시간) 개막한 MWC 2016은 ‘주빈’ 스마트폰이 아닌 ‘조연’들이 제대로 부각된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 관련 기기와 서비스는 물론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확장하는 주변기기까지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을 습격하고 있다.
가상현실은 말 그대로 올해 MWC의 최고 인기 아이템. 전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와 손을 잡으며 가상현실 경쟁에 불을 지른 장본인인 삼성전자(005930)는 전시장 내에 최대 규모의 가상현실 스튜디오를 구축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40석 규모의 ‘삼성 기어VR 시어터 4D’는 하루 내내 약 100미터가량 관람객들이 줄을 서며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설원에서 스키를 타는 듯한 360도 입체 영상을 감상하며 관람객들은 실제 스키를 타는 것처럼 환호성과 탄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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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주변기기의 역습도 점입가경이다. 삼성 ‘기어 360’과 LG ‘360 캠’, 홈 모니터 카메라 ‘롤링봇’ 등은 입소문을 타고 ‘갤럭시S7’, ‘G5’ 못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활을 노리는 소니 모바일이 꺼낸 비장의 무기도 스마트 주변기기였다. 소니는 이날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망라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X’ 시리즈 3종을 내놓으면서 삼성과 LG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정작 소니 전시장에서 돋보이는 것은 블루투스 헤드셋 ‘엑스페리아 이어’부터 휴대용 카메라 ‘엑스페리아 아이’, 콘텐츠 공유 기기 ‘엑스페리아 프로젝터’, CCTV ‘엑스페리아 에이전트’ 네 종이었다.
스마트폰만으로는 더이상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주기 힘든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더불어 쓸 수 있는 각종 기기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제조·부품·통신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세상이고 사실 스마트폰 자체의 진화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가상현실 기기를 비롯해 다양한 주변기기들이 스마트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