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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2016년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띠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나라 안팎의 메가톤급 주요 일정이 적지 않다. 4월에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른다. 6월에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는다. 8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린다. 11월에는 미국이 대선을 치른다.
과거를 돌아봐도 병신년에는 유난히 굵직한 사건·사고가 많았다. 1956년에는 어버이날의 모태인 어머니의 날을 만들었다. 1896년에는 ‘아관파천’이란 수치스러운 역사를 기록했다. 독립신문을 창간한 것도 같은 해다. 미국의 독립선언, 제1회 아테네올림픽 개최 등도 역사 속 병신년의 일이다.
◇1956년 어머니의 날·국군의 날 제정…박인환 요절
1956년에는 유의미한 기념일이 두 개 만들어졌다. 부모에게 감사를 전하는 어버이날의 모태인 어머니날이 5월 8일 국회에서 제정됐다. 어머니날은 1973년 어버이날로 이름을 바꿔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국군의 날’도 같은 해 만들어졌다. 국무회의에서 1950년 육군 3사단이 최초로 38선을 넘어 북진한 날을 기념해 10월 1일로 제정한 것이다. 5월 12일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TV방송국인 대한방송이 개국했다. 세계서 15번째였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태국·필리핀에 이어 4번째였다.
문화계와 정계의 별이 많이 사라진 해이기도 하다.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로 유명한 시인 박인환이 30세의 나이로 요절했고, 화가 박수근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의 거목으로 추앙받는 이중섭도 사망했다. 독립운동가로 유력 야당 정치인이던 해공 신익희 선생은 민주당 후보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유세 도중 서거했다. 나라 밖에서는 튀니지가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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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은 격동의 해였다. 1885년 명성왕후 시해라는 비극적 사건 이후 무자비한 일본군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왕세자와 함께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기는 ‘아관파천’의 치욕을 겪었다. 고종은 1년 뒤인 1897년 2월 지금의 덕수궁인 경운궁으로 환궁한 뒤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쳤다.
독립협회의 기관지였던 ‘독립신문’의 창간도 주목할 이슈다. 4월 7일 서재필 박사가 주도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간신문이다. 한글판 3면과 영문판 1면으로 발행했으며 가로제호, 한글전용, 띄어쓰기 등을 도입했다. 위정자를 비판하고 탐관오리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등 민간신문의 모델이 됐고 영문판은 외국인에게 조선의 사정을 알리는 장이 됐다. 현재 신문의 날인 4월 7일은 독립신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같은 해 7월에는 민중계몽단체인 독립협회가 설립됐다. 독립협회는 시국토론회인 만민공동회를 열고 영은문을 헐어낸 자리에 독립문을 세웠다. 나라 밖에선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세계 최초로 근대올림픽이 열렸다.
◇1776년 정조 즉위…미국 독립선언·국부론 출간
1776년은 국내외에서 의미있는 일이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조에 이어 정조가 즉위했다.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조선후기 르네상스를 이끈 군주였다. 문무에 두루 능했으며 재임 중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치적으로 탕평책을 실시했으며 규장각 설치와 수원 화성 축조 등의 업적을 남겼다.
◇율곡 이이·송강 정철 탄생…다산 정약용 사망
역사 속 병신년에는 세계사에서 명성을 날린 많은 위인이 명멸했다. 1596년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태어난 해다. 1536년에는 과거에서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한 조선 최고의 천재 율곡 이이와 ‘사미인곡’ ‘관동별곡’ 등을 남긴 조선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이 태어났다. 1476년에는 조선 10대 국왕인 연산군이 탄생했다. 1836년에는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사망했다. 1776년에는 조선의 영조가 승하했고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세상을 떠났다.
이밖에 1236년 강화도에서는 몽고침입을 불력(佛力)으로 막아보자는 의지로 ‘고려대장경’ 판각을 시작했다. 경판 수가 8만여장에 달한다고 해서 ‘팔만대장경’으로 불린다. 936년에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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