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아·태 현안, 中과 협력강화"..해킹엔 엄중경고

"보다 건설적 관계구축"..아태지역 中 배제우려 일축
"北 핵개발 좌시 안해"..해킹엔 中 정부-군에 경고
  • 등록 2013-06-01 오후 7:52:39

    수정 2013-06-01 오후 7:52:3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 핵문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현안과 관련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중국의 지속적인 사이버 해킹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와 군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샹그릴라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헤이글 장관은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사이버상에서 미국에 대한 침략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은 이같은 사이버상에서의 해킹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에는 기업들의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를 타깃으로 한 해킹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중국 정부와 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를 겨냥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앞으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책임있는 행동을 규정하는 국제적 기준을 확립하는데 있어서 중국과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헤이글 장관은 “미국을 겨냥해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뒤 “북한의 위험한 도발로부터 미국 본토와 우방을 보호하기 위해 태평양 지역의 미사일 방어를 크게 강화하는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주변국을 위협하는 북한과 어느 국가도 평상시처럼 처신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태세와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핵위협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헤이글 장관은 아울러 동·남중국해의 영토분쟁과 관련해 현상을 바꾸는 어떤 강압적인 시도도 반대한다며 ‘현상 유지(status quo)’를 희망했다. 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 남중국해 난사군도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 5개국의 영토 분쟁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 지역의 많은 영토분쟁으로 야기되는 오판과 위기에 대해 우려한다”며 “미국은 주권 문제에 대해 특정국가를 편들지는 않으나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강압적인 시도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헤이글 장관의 기조연설 직후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군사과학원의 야오 윈주(姚雲竹) 소장은 질문을 통해 “미국 당국자들은 오랫동안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중시 정책이 이 지역에서의 중국 군사력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강조해왔지만, 중국은 이를 확신할 수 없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헤이글 장관은 “미국은 이 지역의 현안 해결을 위해 두 나라의 협력을 더 긴밀하게 강화함으로써 보다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하길 원하고 있다”며 중국측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로간에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것”이라며 “서로 직접 대화하면서 이견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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