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전성시대] 캐릭터 되살아난다..토종 전성시대

  • 등록 2014-12-25 오전 11:37:27

    수정 2014-12-25 오후 12:36:53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일본과 미국 완구의 전유물이었던 국내 캐릭터 시장. 뽀로로, 타요를 비롯해 방송·인터넷·게임 뉴미디어 업체들까지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10조원 시장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25일 캐릭터 업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8조원에 달했다. 가운데 3분의2는 파워레인저, 헬로키티 같은 외산 캐릭터가 장악하고 있지만, 타요, 뽀로로 등 국내 캐릭터가 입지를 넓혀가는 분위기다.

지난 10여년간 캐릭터 개선과 스토리 개발을 꾸준히 했던 EBS의 토종 캐릭터 ‘번개맨’이 캐릭터가 뮤지컬 및 캐릭터 사업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연령대 어린이 사이에서 ‘번개맨’은 아이언맨, 배트맨보다 우위다.

학부모들은 공영방송이 만든 ‘교육적인 캐릭터’를 반겼고 관련 인형, 가방, 책을 사는 데 지갑을 열었다. 번개맨은 아이언맨, 배트맨 같은 외산 캐릭터에는 없는 국내 토종 캐릭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다음카카오, 한국 대표 메신저 서비스 ‘라인’의 네이버는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아모티콘’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O2O)로 확장시켰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매장을 오픈했다. 웹툰 캐릭터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라인 이모티콘 ‘라인프렌즈’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13일 오픈한 일본 하라주쿠점은 이틀 동안에만 약 1만 5000 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방문해 메신저 뿐 아니라 라인 캐릭터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단순히 수익 창출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라인을 생활 속에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온 게임 업체들도 캐릭터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게임업체들은 캐릭터 기획력과 기술력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직은 본업인 게임이 우선이다. 넥슨만이 2004년부터 캐릭터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을 뿐이다. 매출 비중은 게임사업과 비교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저연령대 어린이들에 넥슨을 알리고 이들을 넥슨 게임으로 이끄는데 캐릭터 사업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내년부터 캐릭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뒤늦은 편이다. 그러나 게임 기획과 개발부터 캐릭터 사업을 염두한 원소스멀티유즈(OSMU) 방식을 앞으로도 활발히 할 방침이다.

다만 저연령대 어린이를 중심으로 캐릭터 시장이 형성돼 구매력 있는 성인 시장이 좁다는 점은 국내 캐릭터 시장의 한계로 지적된다. 리니지 같은 게임 캐릭터 피규어가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였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캐릭터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절실하다. 예컨대 지상파에서 방영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및 애니메이션은 EBS를 제외하면 전무한 상태다.

이정훈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캐릭터 산업은 대기업의 횡포가 없는 창의 분야”라면서 “소비자와 얼만큼 소통하느냐가 중요하고, 캐릭터 자체보다는 콘텐츠로 보고 웹툰이나 스토리텔링을 융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코닉스의 ‘뽀로로’
EBS의 번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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