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신규 성장 유망분야로 주목받아 왔지만 해외 선도기업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기반 환경이 매우 빈약한 게 한국의 현실이다. 빅데이터 분석·활용센터의 구축 소식이 반가운 이유다.
최근 몇 년 사이 ‘빅데이터’라는 키워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말그대로 폭발적이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데이터는 화폐 또는 금처럼 새로운 경제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빅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 원유다”라며 그 잠재력을 강조했다.
‘빅 데이터(Big Data)’란 기존 데이터에 비해 그 크기가 너무 크고 복잡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어려운 데이터 집합체를 일컫는다. SNS의 데이터나 인터넷 접속 및 활동 기록, 통화 상세 기록, 기기간 센서 기록 등이 빅 데이터에 해당한다. 넓은 의미로는 이를 관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조직, 관련기술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장 매체의 발달과 비용 하락, 전자화와 자동화의 성숙,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 데이터 관리 및 분석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특히 아이폰이 주도한 스마트폰 혁명과 페이스북, 트위터가 이끈 SNS 열풍으로 인해 규모와 다양성, 생성 속도 면에서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대용량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 테스트베드로 불릴 정도로 IT 신기술을 수용하는 면에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빅데이터의 양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에 비해 데이터 축적과 활용 경험이나 분석 기반은 허약하기 그지없다.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데이터를 중시하는 문화가 척박한 것을 들 수 있다. 압축성장 속에서 신기술을 빨리빨리 받아들이는 반면에 빨리빨리 뒷전으로 밀어버린다. 데이터도 빨리 잊는다. 구글, 아마존 등 빅데이터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주력기업들이 한결같이 데이터를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데이터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기업적 인식의 공유다. 정부는 빅데이터 축적과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업은 미래를 직시하고 일관된 빅데이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혜안을 가지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
미래의 잠재가치는 준비하고 행동하는 자에게만 누릴 기회가 주어진다. 우물한 개구리식의 ‘IT강국’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쏟아지는 데이터 광산에서 금맥을 찾아내려는 적극적인 준비와 실행이 절실하다.
‘데이터는 왕이다.’ 아마존이 표방하고 있는 가치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