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빅데이터가 여는 미래가치를 누리려면

  • 등록 2013-05-16 오전 9:28:24

    수정 2013-05-16 오전 9:28:24

[이데일리 류수근 부국장 겸 온라인총괄부장] 지난 1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공공·민간에서의 빅 데이터 서비스 도입을 지원할 ‘빅데이터 분석·활용센터’를 오는 9월 구축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공공 데이터 포털 등과 연계해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수집·제공하고 민간기업과 대학·연구기관 등이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신규 성장 유망분야로 주목받아 왔지만 해외 선도기업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기반 환경이 매우 빈약한 게 한국의 현실이다. 빅데이터 분석·활용센터의 구축 소식이 반가운 이유다.

최근 몇 년 사이 ‘빅데이터’라는 키워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말그대로 폭발적이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데이터는 화폐 또는 금처럼 새로운 경제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빅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 원유다”라며 그 잠재력을 강조했다.

‘빅 데이터(Big Data)’란 기존 데이터에 비해 그 크기가 너무 크고 복잡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어려운 데이터 집합체를 일컫는다. SNS의 데이터나 인터넷 접속 및 활동 기록, 통화 상세 기록, 기기간 센서 기록 등이 빅 데이터에 해당한다. 넓은 의미로는 이를 관리하고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조직, 관련기술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빅데이터의 선도기업으로는 독자적인 파일시스템과 분산처리기술로 검색 역사를 새롭게 쓴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IBM, 페이스북 등이 꼽힌다.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장 매체의 발달과 비용 하락, 전자화와 자동화의 성숙,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 데이터 관리 및 분석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특히 아이폰이 주도한 스마트폰 혁명과 페이스북, 트위터가 이끈 SNS 열풍으로 인해 규모와 다양성, 생성 속도 면에서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대용량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은 테스트베드로 불릴 정도로 IT 신기술을 수용하는 면에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빅데이터의 양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에 비해 데이터 축적과 활용 경험이나 분석 기반은 허약하기 그지없다.

주된 이유 중의 하나로 데이터를 중시하는 문화가 척박한 것을 들 수 있다. 압축성장 속에서 신기술을 빨리빨리 받아들이는 반면에 빨리빨리 뒷전으로 밀어버린다. 데이터도 빨리 잊는다. 구글, 아마존 등 빅데이터 기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주력기업들이 한결같이 데이터를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빅데이터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빅데이터를 경역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평소 기업 현장에서 데이터 축적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또 축적된 데이터에서 가치를 뽑아내고 이를 업무에 활용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도 발전시켜야 한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개인정보보호와 사생활침해 문제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데이터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기업적 인식의 공유다. 정부는 빅데이터 축적과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업은 미래를 직시하고 일관된 빅데이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혜안을 가지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

미래의 잠재가치는 준비하고 행동하는 자에게만 누릴 기회가 주어진다. 우물한 개구리식의 ‘IT강국’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쏟아지는 데이터 광산에서 금맥을 찾아내려는 적극적인 준비와 실행이 절실하다.

‘데이터는 왕이다.’ 아마존이 표방하고 있는 가치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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