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걸림돌도 차폐 섬유로 막는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우주 여행 등에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섬유 기술을 선보였다.

김대윤 KIST 선임연구원.(사진=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대윤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우주 방사선에 포함된 중성자를 효과적으로 막는 새로운 복합 섬유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우주 방사선 속 중성자는 생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전자기기 오작동을 유발해 장기적인 우주 임무 수행에 위협이 된다.

연구팀은 1차원 나노물질인 질화붕소나노튜브와 아라미드 고분자 간 상호작용을 조절해 섞이기 어려운 두 물질을 완벽히 혼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안정화된 혼합 용액을 기반으로 최대 500도에서 타지 않으면서 가볍고 유연한 연속 섬유를 제작했다.

질화붕소나노튜브는 기존에 쓰는 탄소나노튜브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그러면서 격자 구조 내 다수의 붕소를 포함해 중성자 흡수력이 탄소나노튜브 대비 약 20만 배 정도 높다. 개발된 질화붕소나노튜브 복합 섬유를 원하는 모양과 크기의 직물로 만들게 되면 그 자체로 방사선 중성자 투과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좋은 소재로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질화붕소나노튜브 복합 섬유를 우리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의복 형태로 적용하면 방사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승무원, 의료계 종사자, 발전소 근로자 등을 보호할 수 있다. 내열성도 뛰어나 우주용뿐만 아니라 국방·소방용으로 쓸 수 있다.

김대윤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능성 섬유를 우리가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의복 형태로 적용하면 중성자 노출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쉽게 마련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우주·국방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파이버 머티리얼즈(Advanced Fiber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