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위안부 비하’ 광고 논란…“끔찍한 고통 못 잊어” 패러디로 응수

“80년 전 일 기억한다고?” 후리스 광고, 자막 논란
‘위안부 모독’ 비난→광고 송출 충단
전남대 학생, 맞대응 패러디 영상 제작
  • 등록 2019-10-21 오전 8:13:39

    수정 2019-10-21 오전 8:13:39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 영상 캡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위안부 비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일제강점기 때 근로정신대로 끌려갔던 피해자 양금덕(89) 할머니가 패러디 영상을 통해 유니클로와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 19일 유튜브에 공개된 패러디 동영상은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윤동현씨(25)가 제작했다. 한국어·영어·일본어 자막으로 제작된 영상에는 양 할머니와 윤씨가 함께 출연했다.

양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등장했다. 윤씨가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양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했다. 이어 “난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한다”며 “누구처럼 쉽게 잊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광주의 희망) 활동을 통해 역사 알리기 활동을 하고 있는 윤씨는 최근 불거진 유니클로 광고를 본 뒤 패러디 영상 제작을 기획했다. 이 영상은 유니클로가 최근 공개한 후리스 광고 영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위안부 조롱 논란에 휩싸인 유니클로 광고. (사진=유니클로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최근 유니클로는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98세의 패션 콜랙터 아이리스 압펠과 13세의 패션 디자이너 케리스 로저스가 모델로 등장하는 후리스 제품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속 두 사람은 대화를 하다가 마지막에 로저스가 압펠에게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고 묻는다. 이에 압펠은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에 공개된 광고 자막은 실제 영어 대사와는 달리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해 적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제강점기인 80년 전을 언급하며 기억을 못한다고 하는 번역이 위안부 관련 문제를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니클로 측은 “특정 국가나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것이 아니다.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글로벌 광고”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광고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 송출을 멈췄고,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21일부터 광고를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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