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기업이 흔들린다..신용등급 줄하향 위기

국내 우량기업들 국제 신용등급 하향 경고
포스코, SK텔레콤, KT 등에 '부정적 전망'
  • 등록 2013-06-04 오전 9:30:00

    수정 2013-06-04 오전 9:3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A급 우량기업들마저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건설과 조선, 해운 등 전방산업에서 시작된 불황이 철강을 비롯한 후방산업은 물론 통신·유통 등 내수산업으로 전이되고 있다.

일부에선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연내 신용등급 하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와 KT, SK텔레콤, 이마트 등 국내 유수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앞으로 하향하겠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달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부정적’ 전망은 조만간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철강산업 부진의 여파로 이미 지난해 ‘A-’에서 ‘BBB+’로 강등된 포스코는 반년 만에 또다시 신용등급 하향 위기에 놓였다.

그동안 불황을 몰랐던 통신업계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S&P는 최근 KT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 피치와 무디스도 KT의 아웃룩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신용등급 하향을 예고했다.

국제 신용등급이 ‘A-’인 SK텔레콤은 무디스로부터 ‘부정적’ 전망을 받았다. 피치 역시 SK텔레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아직 ‘A’급인 KT와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이 조만간 ‘BBB’급으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유통업체 신용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S&P로부터 ‘A-’를 받았던 이마트는 최근 ‘BBB+’로 강등되면서 A급 신용에 금이 갔다. 롯데쇼핑은 이미 지난해 무디스와 피치의 신용등급이 각각 한 단계씩 떨어지면서 A급 대열에서 이탈했다.

국제 무대에선 A급 지위를 잃은 포스코와 KT, SK텔레콤이 국내에선 여전히 현대차와 함께 최고 등급인 ‘AAA’ 등급을 받고 있어 ‘우물 안 개구리’ 신용등급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 한국 기업들의 유동성이 취약하다”며 “올해 신용등급이 조정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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