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BDI지수 급락으로 `휘청`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오히려 자꾸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되면서 금융권 대출 등에 있어 차별을 받는 경우마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운업계에 대한 싸늘한 눈초리는 업계 4위인 대한해운(005880)이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거세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대한해운은 업황보다는 용선료 때문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며, 시장 또한 구조조정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항변하고 있다. 즉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주장이다.
◇ BDI지수 급락 중..대한해운 사태도 불안감 한몫 일단 BDI지수는 현재 `최악`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4일 BDI지수는 1043포인트까지 하락했다. 1000선이 위태로웠던 것. 현재는 1092포인트까지 반등했지만, 아직 추세 전환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BDI지수가 뜻하는 벌크선 운임은 컨테이너선 운임과 달리 금융위기 이후로도 좀체 회복을 못했다.
BDI지수는 작년 9월경 일시적으로 3000선까지 회복하긴 했다. 하지만 작년말부터 다시 무너졌다. 물동량이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박공급이 과잉됐고, 중국마저 긴축 재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 호주의 폭우로 인한 석탄 수출량 감소 등도 악영향을 미쳤다.
◇ 대한해운은 용선료탓에 무너져 하지만 업계는 BDI지수에만 초점을 맞춘 `해운업 동향`엔 모순이 많다고 지적한다. BDI지수라는 게 결국 운임료 지수인데, 언제 어떻게 계약을 맺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벌크선이고 컨테이너선이고 언제 어떻게 계약했는지가 중요하다"며 "BDI지수가 설령 1만포인트더라도, 용선료를 비싸게 계약했다면 실적은 나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한해운이나 앞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선로직스, 티피씨코리아 등은 업황보단 잘못된 용선료 계약 때문에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희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STX팬오션과 달리 호황기 때 빌린 고가의 용선을 반선하지 않았다"며 "업황보다는 이 영향이 컸다"고 판단했다.
◇ 주요선사 벌크부문 `흑자` 달성.."바닥 찍었다" 분석도 해운업계는 벌크업황이 나쁘긴 하지만 금방 무너질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의 한 관계자는 "벌크업황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많은 선사들이 `우리는 1000포인트, 1500포인트만 돼도 괜찮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해운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해운업을 바라보는 금융사가 많고, 이로 인해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대한해운을 마지막으로 해운업계 구조조정이 끝나갈 것이란 게 협회의 분석"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주요 벌크선사는 흑자 달성에도 성공하고 있다. 한진해운(117930)의 벌크 부문은 작년 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STX팬오션(028670)은 작년 4분기 260~270억원대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되는 상태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BDI지수가 바닥을 찍었고 올해 안에 20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