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 공룡에 韓 황금노선 다 빼앗긴다

  • 등록 2016-09-12 오전 7:00:00

    수정 2016-09-12 오전 7:00:00

[이데일리 성문재 김상윤 기자] 한진해운(117930)이 자랑해온 미주 노선이 외국선사들의 손에 고스란히 넘어가게 됐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화물 수송의 차질을 우려한 정부가 안방을 내주며 자초한 결과다. 한국 해운산업이 지난 40년간 쌓아온 신뢰를 통해 구축한 경쟁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됐다.

12일 정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단독으로 운항하던 미주 3개 항로 가운데 2개 항로에 세계 1,2위 선사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각각 신규 노선을 깔고 오는 15일부터 서비스를 운영한다.

다림쥐 쳇바퀴 돌 듯 연결되는 컨테이너선 물류 특성상 노선 운영이 한번 시작되면 화주들과의 장기계약을 통해 거래가 굳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대는 미주노선에 군침을 흘러온 대형 선사다. 미주 항로에서 시장점유율 7.4%로 머스크(9.4%), MSC(8.1%)에 밀리지 않았던 한진해운의 황금 노선을 헌납하는 꼴이 됐다.

한진해운 원양노선 시장점유율(자료: 한국선주협회)
이는 채권단이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몰아가면서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막힌 교역을 풀기 위해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외국선사를 안방에 불러들일 수밖에 없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6일 국내 항만에 기항하는 국내외 10개 선사 대표자들과 면담에서 “가능한 한 국내 기항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아시아 지역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온 머스크와 MSC는 기다렸다는 듯 용선 투입을 바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의 나머지 단독 항로인 미주, 구주 각각 1개씩을 현대상선(011200)에 맡기로 했다.

정부는 한진해운 물량을 지키는 것보다는 수출입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지난 10일 해운 관련 합동대책 TF 4차회의 브리핑에서 “수출입화물에 대한 원활한 수송에 초점을 맞추면서 또 다른 측면에서 국적선사가 가능한 한 한진해운의 물동량을 흡수하는 문제도 같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8일 4000TEU급 선박 6척을 배치해 중국 선전-상하이-한국 부산-미국 LA 롱비치를 연결하는 TP1 서비스를 신설했다. MSC는 한국 부산-중국 상하이-선전-캐나다 프린스루퍼트를 도는 노선에 5000TEU급 컨선 6척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클라우스 루드 세즐링 머스크라인 동서네트워크 대표는 “태평양 항로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며 “물류대란이 벌어지면서 많은 화주들이 화물 운송에 대한 솔루션을 문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부터 가동되는 머스크 TP1 서비스(위)와 MSC maple 서비스.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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