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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열 단국대 구조조정대책위원장(법학·4)은 “전체 학생총회에서 학교 측의 프라임사업 참여를 전면 반대하기로 의결했다”며 “학교 측은 학생들의 입장이나 진로는 고려치 않고 교육철학 없이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프라임사업 신청 마감을 앞두고 대학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사업 유치를 둘러싼 대학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학마다 정원 이동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프라임사업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규모 대학정원 조정사업이다. 산업수요와 대학정원 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청년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대학별 사업계획서를 제출받아 4월 말까지 19개 대학을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대학에는 오는 2018년까지 연간 2012억 원이 투입된다.
연 2012억 투입···인문·사회→공대로 정원 이동
고용노동부가 작년 말 발표한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공학계열에서는 21만5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사업 신청을 앞둔 대학들은 인문·예체능·사회·자연계열의 정원을 공학계열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전체로 보면 ‘정원이동’이지만 정원을 뺏기는 쪽에선 ‘정원감축’이 되는 셈이다. 교육부는 사업신청을 준비 중인 대학에 아예 전체 입학정원의 5%(소형)~10%(대형)를 이동시킬 것을 ‘사업 참여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학 측은 학과 통폐합 없이 각 단과대학이 기존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수들은 학교 측의 정원조정 방안이 일방적이라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공과대학(화공생명공학부·IT공학과)을 신설하고 모두 1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 숙명여대도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숙대는 입학정원(2202명)의 10%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프라임 대형’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200명 이상의 정원 이동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화공생명·IT공학과(부) 이외 공대 내 새로운 전공을 신설하는 등 공학계열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숙명여대 학생은 “지난주 예고 없이 학교 측에서 프라임사업 설명회를 열었는데 구조조정에 관한 질의응답은 없었고 학교 측의 일방적 설명 위주로 진행돼 학생들의 불만을 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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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도 생명·IT공학 분야에서 융합학과를 신설하고 300명 정도의 입학정원 이동을 고려 중이다. 국민대는 SW융합대학과 에너지기계공학전공 등을 신설하고 인문·사회계열에서 정원 150명을 이동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숭실대는 비공학계열인 예술창작학부와 스포츠학부를 각각 IT문화콘텐츠융합학부·IT스포츠융합학과 등 공학계열로 변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프라임사업 계획을 확정한 뒤 방학이 낀 상태에서 석 달의 시간을 주고 정원이동계획이 담긴 사업신청서를 내라고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경우 이달 초 개강 후 학교 측의 구조조정 계획을 듣고 당황할 수밖에 없는데 무슨 의견 수렴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10년 앞을 내다 본 인력수급 전망에 따라 대학정원을 이동시키는 사업을 너무 졸속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프라임사업이란...
교육부가 주관하는 대규모 대학정원 조정사업. 산업수요와 대학정원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고 청년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했다. 교육부는 향후 인력수급 전망에 따라 대졸자가 과잉공급되는 인문·사회·예체능계열의 정원을 공학계열로 이동시키는 대학을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