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물고기'' 4대강에 못살고...결국 바다로

  • 등록 2010-12-05 오후 2:55:57

    수정 2010-12-05 오후 2:55:57

[노컷뉴스 제공] 로봇 물고기가 일반 국민들에게 알려진 것은 2008년 11월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텔레비젼으로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로봇 물고기 동영상을 보여주며 "강에 다니며 수질이 나쁜 데가 있으면 중앙센터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환경·수질 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자 로봇 물고기를 4대강에 풀어서 막을 수 있다는 기발한 발상이었지만 크기가 1m나 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0년도 예산에도 관련 예산이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지식경제부가 로봇 물고기 연구개발 사업으로 250억원을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시급하지 않은 사업이라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지난 6월 "로봇 물고기의 유영 기술까지는 개발이 끝나 4대강 사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10~11월 쯤 실제로 풀어 넣을 방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로봇 물고기를 4대강에 풀어 넣을 수는 없게 됐다. 로봇 물고기 연구 예산이 로봇 물고기를 강에 풀어 넣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4일 열린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로봇 물고기 예산이 4대강과 관련있다며 삭감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자 지경부에서 "로봇 물고기는 4대강 뿐 아니라 해양오염 상태나 새만금 등 상당히 많은 곳에 활용할 수 있다"며 4대강과 관계없이 수중로봇은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도 지경부를 거들고 나섰다. 로봇 시대로 바뀌면서 물고기도 그런 차원에서 만드는데, 하필이면 4대강에 집어넣는 바람에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하자 머리를 싸매고 있던 의원들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서 의원은 이어 "계속 개발하시고 앞으로 4대강에 집어넣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민주당 정범구 의원이 "4대강 홍보영상에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며 다른 나라의 수중로봇 발전 정도 등을 묻고, 지경부 측이 세계 각국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답하자 분위기는 한결 누그러졌다.

결국 이주영 예결위원장이 앞으로 강에 넣지 않고 바다에 넣는 것으로 해서 로봇 물고기 연구 예산의 원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로봇 물고기는 이제 강에 들어갈 수 없고 바다에만 들어갈 수만 있다. 이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로봇 물고기가 아니라 수중 물고기가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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