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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악산은 사실 인근에 위치한 국립공원 치악산의 명성에 가려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빼어난 암릉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노송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는 암봉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계곡마다 흐르는 맑은 물줄기는 청량감을 더한다.
비록 해발 1000m 이상의 백두대간 고산준령과 같은 울창한 수림대가 형성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각종 야생화와 단풍, 설화(雪花) 등 계절별로 산행의 운치를 더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연중 등산 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방으로 확 트인 정상의 조망은 일상에 찌든 가슴속 답답함을 한꺼번에 털어버리게 만든다.
신림면 창골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고찰인 백련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약 30분 소요된다. 백련사까지는 길이 잘 뚫려 있어 자동차 통행도 가능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자주 이 길을 이용한다.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경우엔 사찰 인근의 감악계곡에 차를 세운 후 원점회귀 산행을 즐기는 것도 좋다.
암릉을 거쳐 감악산 정상에 이르면 주봉인 일출봉보다 20m가량 낮은 해발 925m의 감악삼봉을 비롯해 용두산, 주론산, 백운산, 치악재 등 인근 명산의 준령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동과 남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저 멀리 펼쳐진 구룡산을 비롯해 백덕산, 백곡산, 소백산까지도 볼 수 있다. 거대한 암봉 틈에 어렵사리 뿌리 내린 노송은 끝없이 뻗어내린 산줄기를 뒤로한 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 주민들은 감악산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단순한 산으로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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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락 남쪽인 제천시 봉양읍엔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시 신자들이 모여 살던 배론성지가 있다.
감악산 정상의 남쪽 아래엔 신라 문무왕 때 의상조사가 창건한 백련사가 자리잡고 있어 많은 등반객이 산행 도중 이곳을 둘러본다. 백련사는 창건할 때 연못에서 백련이 피어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봉양읍 명암리엔 주민들이 마을 수호신으로 모시는 높이 237㎝의 미륵불상도 남아 있어 후삼국 시대 때는 미륵신앙이 번성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다양한 종교유적의 향취가 감악산을 중심으로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하산길에 885.9봉을 거쳐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와 명암리를 연결하는 고갯길인 비끼재 쪽으로 내려서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크고 작은 담수와 폭포가 연출하는 풍광을 감상하고 용마·석수탕 약수로 마른 목을 축일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한편 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제천 방향으로 가다보면 신림IC 왼쪽으로 감악삼봉을 볼 수 있다.
감악산은 누구나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정상부근 암봉 주변에선 절대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비가 내리는 등 기상여건이 좋지 않을 땐 더욱 그렇다.
특히 정상인 일출봉이나 월출봉의 경우 초보자는 사실상 오르기 힘들다. 수직벽에 밧줄이 매어져 있긴 하나 암벽등반 경험이 없으면 안전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등반시간은 코스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략 3시간30분~5시간 소요된다. 대표적인 등반코스는 △ 창촌~감바위골~월출봉~정상~백련사~창촌(4시간) △ 비끼재~재사골재~남동릉~정상~감악고개~비끼재마을(5시간) △ 황둔교·창골 정류장~안부~백련사~정상~885.9봉~석기 암전 고개~재사동(4시간10분) △ 창촌~백련사~정상~885.9봉~재사동(4시간30분) △ 명암기도원~백련사~정상~감악봉~명암기도원(3시간30분) 등이다.
대부분의 등반객은 원주 신림면 창골을 들머리로 택한다. 교통편도 좋은 데다 계곡을 따라 1시간쯤 가면 능선 안부에 쉽게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은 백련사를 거쳐 정상에 이르면 보통 왔던 길로 다시 돌아 하산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감악산을 찾으려면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신림IC~88번 지방도(주천 방향)~신림터널~창촌으로 진입하면 된다. 약 40분간 소요되는 원주~신림 간 시내버스도 수시로 운행되고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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