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도 韓 증시로 자금 유입 제한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 등록 2019-06-25 오전 8:16:11

    수정 2019-06-25 오전 8:16:1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달러 약세에도 펀더멘털이 악화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후로 원-달러 환율이 11원 이상 하락했고 이에 따라 유가증권 시장에 6월 18일, 19일 이틀간 총 5600억원 가량의 외국인 순매수가 관찰됐다”면서도 “2017년처럼 달러 강세 완화가 신흥시장 자금 유입으로 바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2017년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국면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게 유지되면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신흥 시장 같은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그로 인해 신흥 시장 중 하나인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 신고가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송 연구원은 “달러 하락 요인이 2017년엔 경기 회복 기대감이었다면 이번에는 경기 둔화를 달래기 위해 필요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말했다. 시장 경기지표에 대한 기대감과 실제 경기지표와의 괴리를 나타내는 시티 매크로 서프라이즈 인덱스는 2017년과 달리 마이너스(-)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송 연구원은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관련 부정적 이슈가 나오거나 통화정책 완화 정도가 시장의 예상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그에 대한 실망감으로 오히려 자금이 유출될 수도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강세도 이런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높은 수익률에 있어 라이벌 격이었던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부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비트코인에 자금이 몰렸다”며 “지난 주 FOMC 직후 9000달러 부근을 유지하던 비트코인이 주말 내내 급등해 1만달러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신흥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더라도 적극적으로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단 판단이다. 송 연구원은 “경기지표가 부진하고 기업 영업이익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1배 수준으로 상승해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까지 하락했어도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순매수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란 얘기다.

송 연구원은 “지수에 전반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보다 일부 스타일이나 업종에 자금 유입이 집중될 것”이라며 “그중 하나가 배당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200 상장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5%로 국고채 3년물 금리를 0.1%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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