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2014년만 무려 140차례 한류 관련 이벤트가 열렸어요.” 태국 현지에서 한류 공연을 기획하는 한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 가수의 공연 티켓 가격은 최대 5500바트(약 18만 원) 정도다. 보통 태국 직장인 월급의 1/3 정도의 가격이다. 그럼에도 한류 콘서트를 보고 싶어하는 자녀를 위해 기꺼이 돈을 쓴다. 어느 나라나 부모의 마음은 다름 없다.
말 그대로 문화 전쟁의 총성 없는 현장이다. 중국의 성장과 일본의 반격 등을 맞닥뜨린 한류는 위기다. 중국이 막대한 돈으로 한류 콘텐츠 인력과 기업을 사들이면서 이러다 한류를 통째로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류 콘텐츠 생산의 주역이 중국행에 나서면서 ‘중국 한류는 이제 기껏해야 2~3년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가 중국에서 드라마 작업을 시작했고, 최근 ‘쌀집 아저씨’로 불리는 ‘나는 가수다’ 김영희 PD가 중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중국행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스카우트에 이어 한류 콘텐츠를 공장을 사들이기도 한다. 드라마 ‘올인’, ‘일지매’ 등을 제작한 초록뱀 미디어가 최근 중국 자본에 넘어갔으며, 1000만 관객의 영화 ‘변호인’을 배급한 영화사 ‘NEW’도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2대 주주가 됐다.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총무성 아래 ‘쿨 재팬(Cool Japan)’이라는 제목의 전담 부서를 만들어 자국의 대중문화를 동남아에 전파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쿨 재팬’은 문화 대국으로서의 일본의 지위에 대한 높이겠다는 표현으로 민간이 아닌 정부 주도의 소프트파워 전략이다. 일본은 자국에서 한류가 인기를 모으자 큰 충격을 받고 의도적으로 혐한류를 부추기면서 다른 나라에 자국의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걸그룹 JKT48이 일본 유명 아이돌 그룹 AKB48과 자매 그룹 형태로 론칭되거나 태국에서 일본 문화를 그대로 담아낸 ‘라이징 선’이라는 드라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된 것도 ‘쿨 재팬’의 결과이다.
최근 정부는 콘텐츠산업 발전 위한 한중 정부 간 다자협의체 본격 가동한다면서 범정부 해외콘텐츠 협의체 구성,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이끄는 콘텐츠 강국 기반 조성 등을 발표했다. 어찌 보면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펀드 조성 등과 달리 구체적이지 않은 선언적 표현에 불과하다. 민간은 한류의 제작 인력부터 방송까지 튼튼한 구조를 갖춰야 하고, 정부는 큰 틀에서 대중문화의 발전과 확산에 힘을 써야 한다. 한국이 대만의 전철을 밟고 중국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 관련기사 ◀
☞ [무한도전 10주년]"저에게 '무도'는요"..유재석이 들려준 정답
☞ [무한도전 10주년]유재석이 말한 상처의 역사..파업부터 하차까지
☞ 타오父 "셀 수 없는 상처…엑소 보다 건강"탈퇴 암시(전문)
☞ 하지원 친언니 전유경, 동생 못잖은 미모에 '관심 폭주'
☞ '무도' 측 "광희 잘 정착할 수 있게 지켜봐 달라" 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