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마비→폐사'…경기도, 국내 첫 염소 '보툴리즘' 진단

연천 염소농가 24마리 중 12마리 폐사
"남은 음식물 수거해 사료 사용 안돼"
  • 등록 2024-09-23 오전 9:00:00

    수정 2024-09-23 오전 9:00:00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가축의 신경을 마비시켜 폐사까지 이르게 하는 ‘보툴리즘’이 경기도 연천의 염소 농가에서 확인됐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는 지난 3일 연천군 소재 농장에서 염소 12두가 폐사한 것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보툴리즘’을 진단했다.

(사진=경기도 제공)
국내에서 염소 보툴리즘을 진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툴리즘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Clostridium botulinum)이 생산한 독소를 동물이 먹고 신경이 마비되는 질병으로 독소의 양에 따라 사육 중인 가축의 대부분을 폐사시켜 농가 피해가 큰 질병이다.

오염된 물이나 사료를 먹었을 때 감염되는 중독증으로 전염병은 아니지만 치료가 어렵다.

해당 농장은 염소 24마리를 사육 중으로 절반인 12마리가 단 2일 만에 폐사했다.

현장에서는 남은 음식물을 사료로 준 흔적이 발견됐다.

정봉수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장은 “양질의 건초와 농후사료, 신선한 풀과 오염되지 않은 물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툴리즘 증상이 발현되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농장에서는 염소도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염소도 소와 마찬가지로 남은 음식물을 수거해 먹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북부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지난 달에도 부패한 잔반과 볏짚을 배합해 소에게 먹인 양주시 육우농가의 소 12마리 폐사 원인으로 보툴리즘을 진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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