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 중 STX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가 손에 꼽을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메신저 파동'으로 주가 급락했던 해프닝이 있었음에도 불구, STX에 대한 시장의 분석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리포트는 특히 눈길을 끈다. ◇"STX그룹 회사채 만기 부담 크지 않아"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24일 "지난 금요일은 STX조선 및 STX그룹의 자금 이슈로 한바탕 소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확인된 바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약 2000억원의 자금조달을 마무리 했으며 다른 STX 계열사의 조달 계획은 없다"면서 "STX조선해양의 자금에 대한 우려가 나온 원인은 계획된 선박수주계약의 지연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수주 건 중 일부만 계약이 돼도 모든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금이 들어온다"며 "하지만 계약 체결이 갑자기 불거진 유럽 위기로 계속 지연되었기 때문"이라며 "회사채 만기에 따른 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들어오는 STX조선해양(067250)의 사채는 총 5900억 원 수준(대부분 상반기 집중)으로 내년도 STX조선해양의 예상 영업이익 7896억 원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 유럽의 재정위기와 겹치면서 불거진 것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아울러 그는 "STX그룹에 대한 모든 우려 및 해소는 STX조선해양의 수주 여부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STX조선해양은 STX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고 수직계열화돼 다른 계열사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의 수주실적 미미에 대해서는 '수익성에 대한 고집'을 꼽았다. STX조선해양은 과거 수 년동안 대형 3사에 대비 저조한 영업이익률을 보여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익성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STX조선해양은 지난 수년간 대형 조선업체로 급부상하면서 '저가 수주'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대형 3사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다보니 선가를 낮춰 계약을 이끌어 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것. 이에 따라 STX조선해양에서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또 "환율도 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이었지만 지금은 1147원으로, 수주 시기가 늦어지면서 오히려 뜻하지 않았던 보너스를 STX조선해양이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STX 이슈, 쉽게 해결될 것..시장의 신뢰회복 중요"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STX조선해양의 자금 이슈는 너무나 쉽고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며 "계열사의 상장, 꾸준히 성장하는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자금부담 이슈는 기우였음이 향후 증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STX그룹에 대한 충고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시장의 우려의 근본적인 원인 제공은 STX그룹이 했다"며 "하이닉스 인수 검토가 시작되면서 그룹 전체의 자금 조달 및 운용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유럽의 재정 위기가 이를 확대시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예상대로 STX그룹은 9월 중순에 하이닉스 인수 검토 중단을 선언했지만 너무 늦은 면이 있었고 STX그룹이 자금 여력에 관계 없이 무리한 확장만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시장에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STX그룹은 더 이상 대형 M&A는 없다고 말하고 있고 내실 경영에 더욱 전념하겠다고 하지만 시장이 원하는 것은 그보다 더 적극적인 표현과 의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성장의 기반을 만들었지만 성공적인 수확도 할 수 있음을 먼저 증명해야 시장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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