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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공] "단풍은 남부지방까지 내려갔고, 올 봄 떠났던 철새들도 다시 돌아와 겨울 채비를 시작했습니다…."
기상캐스터의 이 말을 듣고 깨닫습니다.
아, 가을도 어느덧 끝나가는구나.
떠나는 가을을 찬찬히 누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마당이나 뜰에 나가보기로 합니다.
너른 정원에 뿌리내린 나무들과 수북한 낙엽을 바라보면서'일엽지추(一葉知秋)'의 순간을 한 번쯤은 느껴봐야 하니까요.
가을 끝 자락을 붙들고 싶은 분들을 위해 서울·경기도 근교에 위치한 '마당 넓은 카페'들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알싸한 바람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더 고마워지는 곳들입니다.
::: 3년 반을 가꾼 뜰… '유니스의 정원'
유명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던 지승현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3년 반에 걸쳐 직접 가꾼 경기도 안산의 정원을 두 달 전부터 개방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뭘까 고민한 끝에 사표를 냈죠. 매일 여기서 돌 하나, 풀 한 포기까지 직접 고르고 다듬었어요."
제초제를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가꿨다는 정원엔 산벚나무와 단풍나무, 실향나무가 빼곡하다. 로즈마리와 오레가노, 타임 등을 심은 허브 밭 옆엔 수국과 국화꽃이 자리잡았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졸졸 흐르는 시냇물도 볼 수 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인이 기르는 애완견 '단추' '낭낭이'와 '둥이'의 재롱도 즐거울 듯. 주말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
정원 앞 테라스에 놓여있는 난로가 운치를 더한다.
원하면 로즈마리를 곁들인 고구마를 난로에 구워주기도 한다. 발리와 태국에서 직접 공수해 왔다는 목각 인형과 허브 티 세트, 아로마 오일을 파는 기념품 가게도 볼 만 하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팔곡일동, 반월저수지 근처.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 월요일은 쉰다. 문의 (031)437-2045, www.eunicesgard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