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베트남 건설시장,국내 중기 진출박차

2014년부터 본격적인 건설 시장 반등
국내 대형 건설사 베트남 시장 진출 재개
틈새시장 노리고 건자재 사업 확장하는 동화기업
  • 등록 2016-08-12 오전 6:50:00

    수정 2016-08-12 오후 5:27:20

[호치민(베트남)=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지난 8일 찾은 호치민 시내에서 지하터널을 뚫고 사이공강을 건너자 길게 뻗은 신작로 양 옆으로 드넓은 건설 현장이 펼쳐졌다.

베트남 제2의 도시 호치민시의 중앙에는 베트남의 젖줄인 사이공강이 흐른다. 오토바이가 물고기떼처럼 몰아치고 68층 높이의 빌딩이 올라가는 사이공강 서안과 달리 강의 동쪽은 최근까지만 해도 열대우림이 가득한 늪지대로 남아 있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이공강 동쪽을 가기 위해서는 나룻배를 이용하거나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돌아가야만 했다.

호치민이 재도약을 하고 있다. 호치민에 외국 자본이 다시 몰리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건설 경기도 덩달아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 2013년까지 하락세를 거듭하던 부동산 가격은 2014년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지난해 호치민시의 부동산 공급량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4만1900호를 기록했다. 호치민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향후 3년간 6만3800세대 이상의 아파트가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호치민 건설 경기의 반등은 대대적인 인프라 공사가 견인했다. 사이공강을 가로지르는 투티엠(Thu Thiem) 터널과 같은 대형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신도시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건설 공사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호치민시에 6년째 근무 중인 주재원 A씨는 “과거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 경색이 발생해 건설이 중단됐던 대형 프로젝트도 지난해부터 속속 다시 재개되기 시작했다”며 “사이공강 동쪽의 투티엠과 안푸 등 2군(郡)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신규 공사 착공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호치민시 2군 투티엠지역에 건설 중인 신도시 건설 현장. 사진=유근일 기자
실제 지난해에는 롯데그룹이 투티엠 지역에 22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혔고, 2008년을 앞뒤로 주춤했던 GS건설(006360)포스코(005490)건설 등도 최근 베트남에서의 사업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상협 KOTRA 호치민 무역관장은 “지난해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를 허용한 개정 주택법 및 부동산법 등이 발효되면서 침체기를 걷던 베트남 건설 시장이 다시 성장하고 있다”며 “2군 인근에 삼성전자(005930) 가전공장도 새롭게 들어서고 2020년까지 20여개에 달하는 도로, 수도 등 인프라 공사가 예정돼 있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설업과 연관한 틈새시장을 노리는 국내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동화기업(025900)은 지난 5월 건자재 판매법인 동화베트남을 설립해 호치민 아파트 특판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베트남 국영기업인 베트남 러버그룹과 합작해 2012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동화기업은 MDF 공급에 이어 건자재 사업까지도 확장할 계획이다. 백지훈 동화베트남 법인장은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세라믹 타일이 아닌 강화마루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베트남 뿐 아니라 태국·라오스·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재개되자 중소기업중앙회도 해외 진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현지 사무소를 지난 1월 개소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의 수는 4000여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호치민 현지에 진출한 150여개 중소기업들로 이뤄진 중소기업베트남연합회와 협력해 자문 및 바이어 발굴 등 각종 지원 사업들을 벌일 예정이다. 조종용 중기중앙회 호치민사무소장은 “1억명 인구와 6~8%대 고속성장으로 이제 베트남은 생산기지를 넘어 소비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2100달러 수준인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어서면 소비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베트남 시장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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