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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중국 권력 서열 3위인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1시간여 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남성 삼성SDI 사장 등 전자계열사 경영자들은 물론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등 금융계열사 사장들도 함께 했다. 중국 측에서도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과 장 상무위원은 IT와 바이오에서부터 금융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 삼성의 금융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한 것도 금융 협력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장은 중국을 통치하는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3번째 서열이자 입법기관인 전인대의 수장인 거물급 인사로 이번 만남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바톤을 이어받은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내 입지를 강화하고 ‘포스트 이건희’ 체제를 빠르게 안착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인맥 관리에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에 이어 소비자가전(CE)부문의 실적부진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시장에서 삼성페이를 중심으로 한 핀테크와 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재도약의 모멘텀을 찾고 있는 것.
지난해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리커창 부총리를 만난 이 부회장은 그해 8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만나기도 했다. 후 서기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후진타오 전 주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장 위원장과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중국 현지 사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활동 현황을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한·중 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