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꿰뚫는 입센의 메시지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 기념작
김광보 연출의 '왕위 주장자들
왕권다툼 다룬 대작…시대 통찰 예리
154년만에 국내 초연 정치시대극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
  • 등록 2017-03-23 오전 6:20:33

    수정 2017-03-23 오전 6:20:33

인간에 대한 통찰 돋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왕위 주장자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공연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선 시기와 맞물려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관통하는 정치극이 무대에 오른다. 154년 전 이야기지만 인간심리의 변화와 날선 대사, 특유의 통찰로 시대를 꿰뚫는다. ‘인형의 집’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왕위 주장자들’(3월 31일~4월 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이다.

극이 쓰인 지 154년 만에 국내 초연이다. 서울시극단이 창단 2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자 올 시즌 첫 공연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은 최근 기자와 만나 “대본을 받았을 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우리 시대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져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우연의 일치”라면서 “왕위나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망보다도 세 주인공의 내면 심리상태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 연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센이 1863년에 쓴 작품은 치열한 왕권다툼 과정을 그린 5막 대작이다. 13세기 노르웨이에 스베레왕 서거 후 호콘왕과 스쿨레 백작이 벌이는 왕위다툼은 2017년 봄 대한민국을 제대로 반영한다. 특히 “드디어 내가 노르웨이의 왕이다”(호콘왕), “왕국을 다스리는 건 나다”(스쿨레 백작)라는 대사는 공교롭게도 지금의 대권주자의 선언과 겹친다.

각색을 맡은 작가 고연옥도 “지금까지 본 입센 작품과 달리 작품을 끌어가는 사건이 외부가 아닌 인물들의 내면과 갈등, 욕망의 충돌에서 파생한 거라 현대극의 요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정교한 심리 묘사와 방황을 톺아보는 만큼 현대적 작품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 예술감독은 “절망의 시대를 지나서 희망을 제시하려는데 과연 그 희망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요 3명의 등장인물은 배우 유성주(스쿨레 백작), 유연수(니콜라스 주교), 김주헌(호콘왕)이 연기한다. 이들 외에도 서울시극단 1997년 창단 멤버인 강신구를 비롯해 이창직·최나라·이지연 등이 나온다.

인간에 대한 통찰 돋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왕위 주장자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공연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인간에 대한 통찰 돋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왕위 주장자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공연의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인간에 대한 통찰 돋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왕위 주장자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무술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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