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건에 혼란빠진 워너 `충격은 크지만...`

워너,관객수 발표 및 광고 일시 중단
콜로라도州 느슨한 총기 규제 법안 도마에
  • 등록 2012-07-22 오후 12:37:07

    수정 2012-07-22 오후 12:37:0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시 영화관 총기난사 사건에 따라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스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사건이 미국 전역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만큼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조의를 표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던 영화에 대한 홍보를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는 총기난사 사태 여파로 주말 영화관객수 집계 내역을 오는 23일까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다크 나이트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개봉 첫 주까지는 1일 관객 수와 벌어들인 금액을 발표한다.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경우에는 이 사실만으로도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홍보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미국 전역을 비탄에 빠지게한 만큼 회사측은 홍보에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비극 속에서도 흥행만 신경쓰고 있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 워너 브러더스는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공식 서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워너 브러더스는 팍스채널에 주말동안 방영이 예정돼 있던 영화 광고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ESPN과 NBC도 영화광고를 일시적으로 멈췄다.

영화관들도 이런 신중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일단 영화관들은 다크 나이트 영화 상영 자체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2위 극장 체인점인 AMC엔터테이먼트는 영화 상영을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줄 수 있는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나 가짜 무기 등을 소유한 관객들은 영화 관람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공식 성명을 통해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20일 예정됐던 프랑스 파리 프리미어는 물론 일본 도쿄와 멕시코시티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기자회견도 모두 취소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도 불구,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흥행은 큰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이번 주말에만 1억8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다 높은 수입을 올렸던 영화는 지난 5월 개봉, 첫 주말에만 2억700만달러를 벌어들인 ‘어벤저스’가 유일하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콜로라도주의 느슨한 총기규제 법안도 문제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지적했다. 콜로라도주는 총기등록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으며 총기 구입 전 일정기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올해는 총기 구입시 구매자 신분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생략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2일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기 위해 콜로라도주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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