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하드웨어 부문 세계 최강자인 한국의
삼성전자(005930)가 소프트웨어 투자 소홀로 인해 조만간 기로에 설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다. 휴대기기 화면에 쓰이는 삼성의 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도 점차 산업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 삼성전자 로고(출처: F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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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 지점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첨단 전자제품의 핵심이다.
싱가포르대학교의 창시진 교수는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표준이 된 것은 삼성에게 행운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삼성은 강점을 갖고 있는 하드웨어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운이 좋을 수만은 없다. 삼성 역시 차세대 제품군을 위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1~2년 안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회의적이다. 지난달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삼성이 향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용찬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은 단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쉽게 개발하지 못할 것이며 기존 한국 엔지니어들의 사고방식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차라리 기존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FT는 "최근 PC사업을 접은 휴렛팩커드(PC)가 소프트웨어에 기술산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경고했다"면서 "삼성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이 소프트웨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삼성 특유의 모방전략 역시 애플로 인해 난관에 봉착했다며 특허소송에 상대적으로 자신있어 했던 삼성의 임원들조차 최근 독일과 네덜란드, 호주 등지에서의 연패에 놀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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