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고려 시대 지금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하늘에서 큰 별이 하나 졌다. 별이 떨어진 집에서 태어난 아이는 훗날 고려의 구국 영웅으로 자라난다. 명장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다. 후세는 강감찬 장군을 기리고자 장군의 생가터를 낙성대로 이름을 짓고 사적으로 삼았다. 말 그대로 별이 떨어진 곳이라는 의미다. 지금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과 관악구 낙성대로는 인근의 낙성대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낙성대로와 가까운 데 난 장군봉길은 장군이 어려서 활을 쏘던 터가 있어서 유래했다. 장군봉은 서울 남쪽 관악산에서 뻗은 봉우리 이름이다.
| 낙성대 공원 강감찬 장군 기마상.(사진=관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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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는 고구려 장군 을지문덕의 성에서 비롯했다. 을지문덕 장군은 고구려를 수나라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전투로부터 구해낸 명장으로 기록된다. 지금의 북한 평양 위쪽의 평안남도 안주군 청천강에서 있던 살수대첩(612년)을 이끈 주인공이다. 이 대첩에 참전한 수나라 군사는 30여만명이었는데 살아 돌아간 이가 2700명 남짓이었다고 한다. 서울 중구에 있는 명동 을지로와 을지로동, 을지로는 모두 을지문덕 장군의 공을 기리고자 지정한 지명이다.
광진구 워커힐로는 미군 월튼 워커 장군 이름에서 따왔다. 장군은 1차·2차 세계대전에 이은 6·25 전쟁까지 참전한 전쟁 영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6·25 전쟁 당시 8군 사령관으로 참전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순직했다. 아차산 남쪽 기슭에 있는 그랜드 워커힐 호텔은 장군을 기억하고자 지은 이름이다. 민간에서 2009년 워커힐 호텔 근처에 장군의 추모비를 세우자, 호텔 진입로를 워커힐로로 지정했다.
서울 송파구 충민로는 조선 중기 문신 임경업 장군의 호 충민공에서 따온 도로다. 병자호란을 전후해 조선의 외교 중심은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기울어 갔다. 그럼에도 임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도움을 준 명나라와 의리를 강조하다 역적으로 몰려 처형당했다. 훗날 복권돼 충무공이라는 호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