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26일 내년 총선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롯한 핵심 당직을 맡았던 국회의원을 수도권과 호남권에 전진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천하람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혜택과 권한을 받은 인재들이 외려 앞으로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 국민의힘 대표 후보로 출마한 천하람 당협위원장(전남 순천갑)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
그는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한 최고위·원내지도부와 그에 준하는 비상대책위원과 당무집행기구 핵심 당직자에게 그 권한에 비례한 책임을 부여하겠다”며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당선되지 못한 지역구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50% 미만이었던 수도권·호남권 지역구에 출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도권과 호남권에 출마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지, 무조건 공천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권자와 당원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앞으로 전진 배치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경선을 거치도록 해 상향식 공천 원칙을 지키겠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천 후보는 “지금까지 국민의힘 문제를 보면 혜택을 누리는 사람 따로, 고생하는 사람 따로였다”며 “당 지도부, 특히 비수도권·영남권 출신 국회의원이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수도권이나 호남권에서 고생하는 사람들 마음을 모르고 본인이 사고 치고 그 사람들이 다시 ‘꿀’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라면 본인들이 최전선에 나가 민심을 똑바로 보고 판단해야 호남에서도 사랑 받는 전국 정당이 될 수 있다”며 “전날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사퇴만 보더라도 수도권과 격전지 민심을 고려하면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구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에게 “지역구 유권자도 기존 국회의원보다 신선한 인재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조건 공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유권자) 의사를 존중해 경선 기회만 부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천 후보가 제시한 21대 국회 이후 핵심 당직자 명단에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이름이 없는 데 대해 그는 “마음 같아선 컷오프시켜버리고 싶다”면서도 “시스템적으로 명분 있는 개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장제원 의원은) 본인이 윤핵관 선봉장, 김장연대 주도권을 쥔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수도권으로 나아가는데 비겁하게 뒤에 숨진 않을 것”이라며 “장제원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집단 린치하고 핍박하는 데 선봉에 선 만큼 (나 전 의원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내 수도권 유권자에게 심판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