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관계자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는 부인과 함께 제3국을 거쳐서 지난해 7월 국내에 들어왔다. 입국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신변보호를 위해 입국 사실을 비공개로 해달라는 조 전 대사대리 측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정원 측은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 사실과 관련해 공식적인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7년 9월 북한 6차 핵실험을 이유로 이탈리아 정부가 문정남 당시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를 추방한 이후 대사대리를 맡았다. 아버지와 장인 역시 북한에서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으로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8년 1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종적을 감춰 망명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외국 정부 신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3국 망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대사급 외교관이 망명한 사례는 처음이다. 참사관이나 공사급 중에서는 2016년 태영호 영국대사관 공사가 망명한 사례가 있다.
당국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북한에 남은 그의 가족들 신변 문제 등을 고려해 입국 사실을 비공개에 부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 외교관 출신은 1991년 고영환 전 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현성일 전 주잠비아 북한 대사관 3등서기관 등이 있다.
한편 조 전 대사대리와 태영호 전 공사의 친분 관계도 주목된다. 21대 총선에 출마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기까지 한 태 전 공사는 지난해 1월 조 전 대사대리의 잠적이 알려지자 기자회견을 열어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을 권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를 ‘친구’로 부르는 등 개인적 인연이 있음을 시사했다. 조 전 대사대리가 태 의원처럼 입국이 확인된 이상 이후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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