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부 "FTA로 상호 이익"..재협상 가능성 ↓

2년여 만에 열린 한미FTA 4차 공동위 결과
"안정적으로 FTA 이행돼..앞으로도 지속"
韓 "철강업계 우려 전달"..'퀄컴 소송' 언급 無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보호무역 리스크 '변수'
  • 등록 2017-01-13 오전 6:00:00

    수정 2017-01-13 오전 8:25:24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한·미 정부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서로 이익을 얻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현재로선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이 낮아진 분위기다. 하지만 오는 20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기류가 변할 수 있어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수출업계의 타격이 우려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제4차 공동위원회에 참석한 양측 대표단은 “양국 간 경제협력의 기본 틀인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한미 FTA와 관련된 현안이 안정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또 “한미 FTA가 양국 간 교역·투자 증가 및 일자리 창출의 효과적인 틀로서 지속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공동위 산하기구인 한미 FTA 분야별 이행위원회를 이르면 연내에 열기로 합의했다.

다만 양국은 분야별로 각국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철강업계의 우려를 적극 제기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포스코(005490), 현대제철(004020) 등이 생산하는 도금칼라강판, 냉연강판, 열연강판에 잇따라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다.

우리 정부는 올해 NTE 보고서에 무역장벽을 해소하려는 우리 측 노력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발행하는 국가별 무역장벽에 대한 연례보고서다.

미국은 원산지 검증, 자동차 분야에 대한 한미 FTA 관련 한국의 이행 노력을 평가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법 집행과 관련해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허권 갑질’로 최근 공정위로부터 1조300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미국의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에 대해선 논의가 없었다. 지난달 퀄컴은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서 한미 FTA를 위배했다며 과징금 취소 소송을 시사했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퀄컴 관련해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양국의 경쟁법을 서로 물어보는 자리였을 뿐 미국 측의 특별한 불만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이인호 산업부 통상차관보, 미국 USTR의 마이클 비만(Michael Beeman)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관세청, 국토교통부, 환경부, 공정위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앞으로 양측 대표단은 양국 관심사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한미 FTA 공동위는 한미 FTA 규정(제22.2조)에 따라 정례적으로 FTA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고위급 통상 채널이다. 앞서 1차 회의는 2012년 5월, 2차 회의는 2013년10월, 3차 회의는 2014년 12월에 열렸다.

이인호 통상차관보는 “그동안의 교역, 무역수지, 상호 이익을 평가하고 애로를 겪는 기업들의 개선 요구도 전했다”며 “(인프라 투자 확대를 약속한) 미국 신정부의 새로운 정책 기조에 따라 에너지, 제조업,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이를 통해 양국 교역·투자 관계를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사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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