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 SK, 회장 재판으로 '정중동'

축하 행사대신 기념식으로 대체..창립일 최태원 회장 항소심 첫 공판
최 회장,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 당부..항소심서 450억 사용처 주목
  • 등록 2013-04-07 오후 12:58:46

    수정 2013-04-07 오후 7:18:1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003600)그룹이 오는 8일 한 갑자(甲子)를 돌아 창립 60주년을 맞이했지만 분위기는 차분하다. 축하 분위기는 없고 대신 그룹 고위 관계자와 원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단한 기념식으로 대체한다.

8일 오전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그룹 대표인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017670) 사장 등과 최신원 SKC 회장, 최재원 SK㈜ 부회장, 최창원 SK케미칼(006120) 부회장 등 최종건·최종현 회장 가족, 옛 선경직물 퇴직자 모임인 유선회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연다.

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 상태인 최태원 SK(주)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이날 오후 2시 서울지방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서울중앙지법 서관 417호에서 열리는 만큼, 오후에는 공판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갈밭 섬유회사에서 재계 3위로..최 회장 사회적 기업에 관심

SK그룹은 수출 600억 달러, 고용 8만 명을 책임지는 재계 3위로 성장했다.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1953년 4월8일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수원시 권선구 평동 4번지를 매입해 선경직물을 세운지 60년 만이다.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정보통신산업의 선두 그룹으로 성장했다.

최종건, 최종현 회장에 이어 1998년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2004년 초 해외 사업 총괄 부문을 신설해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주도하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여줬다.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목적을 위한 기업으로, 근로자의 30%가 취약계층이거나 서비스 수혜대상자 중 30%가 취약계층이어야 하고,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목적에 재투자해야 한다. 최 회장은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 MBA 를 개설하고 , 사회적 기업이 만든 잉크젯 등을 유통하는 행복나래를 만들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재판부에 부족했던 소명이 무엇이었나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세상의 여러 문제를 줄여 나가는 효과적인 길이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시고 해외 사업과 함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하셨다”라고 전했다.

최종건 회장(우측에서 세 번째), 최종현(우측에서 두 번째) 회장이 1968년 12월25일 수원공장 준공식을 둘러보고 있다. SK그룹 제공.
항소심 공판서 무죄입증할까..450억원 사용처 주목

최태원 회장은 1심 판결에서 SK텔레콤 등 계열사 자금을 유용해 펀드투자와 선지급을 지시하고 이를 사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선고 직후 “이 일에 정말 연관이 안 돼 있고, 잘 모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항소심에서는 (횡령으로 판단된) 450억 원의 조성 과정과 함께 쓰임에 대한 진실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450억원은 김원홍(52, 해외체류) 씨 계좌로 입금됐다 이자까지 보태 1달 반 만에 펀드투자금으로 재입금됐는데, 1심에서는 450억 원의 사용처는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김씨의 실체와 함께 450억 원이 어디에 쓰였는지, 이를 회장의 횡령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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