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기업 디스카운트 논란을 재차 촉발시킨 중국원양자원(900050)유한공사(이하 중국원양자원)가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라는 위치를 기반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수혜를 누리며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한때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주목 받는 기업이었지만 이제는 상장폐지 최종수순으로 정리매매를 진행하는 신세가 됐다. 상장 이후 불성실공시는 물론 허위 공시와 포토샵 의혹 등 잇단 잡음을 유발하며 투자자 불신을 초래한 중국원양자업의 상장부터 상장폐지 결정까지의 참혹한 역사를 되짚어봤다.
중국원양자원은 수산업체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유한공사(이하 연강어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유한책임회사다. 지난 2007년 8월 홍콩에서 설립했으며 2009년 5월22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세계 최대 수산물 생산·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수산업에 대한 면세정책과 유류 보조 등 우호적 정책 환경 수혜주(株)로 분류되며 관심을 끌었다.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가 3100원으로 회사측이 희망한 공모가 밴드였던 2300~2900원 상단을 뛰어 넘은 것은 물론이고 상장 첫 날에는 가격 제한폭까지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잡음이 불거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0년 11월 투자목적으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가 주가가 급락하고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이를 취소하는 진통이 생겼다. 2011년 분식회계로 증시에서 퇴출한 중국고섬 사태로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중국 현지 탐방을 통한 현장 공개 등으로 시장과의 소통에 나서면서 논란은 일단락됐고 2013년까지 매출액 1680억원, 영업이익 865억원으로 실적도 견조했다. 2014년말 주가는 1만2000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2014년 영업손실 1026억원, 2015년 173억원, 지난해 1580억원으로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점차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도 수산물시장 현황은 여전히 2011년 수준에 머무르는 등 기업의 투자정보 전달 노력 또한 현저히 낮아졌다.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며 지난해 8월에는 12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마저도 납입일을 몇차례 연기한데 이어 11월에는 납입기한을 무려 10년(2027년)으로 미루는 황당 공시를 내 투자자를 당황하게 했다. 결국 올들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됐다. 이달 18일부터 매매거래가 시작됐다. 19일 현재 중국원양자원 주가는 210원으로 상장 첫날 시가(6200원)는 고사하고 공모가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50%가 넘는 영업이익률과 성장 가능성에 환호하며 주식을 샀던 개인투자자의 큰 피해만 걱정거리로 남은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실적이 좋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전해도 실상을 알 수 없는 중국 기업의 맹점을 교묘히 이용한 사례”라며 “중국고섬에 이은 중국원양자원 퇴출은 국내 증시에서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더 확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