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실체 확인 필요…상승속도 둔화 가능성"

  • 등록 2017-01-16 오전 7:53:54

    수정 2017-01-16 오전 7:54:15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연초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가운데 NH투자증권(005940)은 강세장의 실체 확인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상승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증시가 이미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외국인이 국내에서 매수하고 있는 철강과 은행, 화학, 기계, 운수장비, 증권 등은 공통으로 경기에 민감하고 가치주 성향을 띤 업종”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원화 약세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더 긍정적으로 보고 한국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수년간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만들고 싶었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직설적인 말로 너무 쉽게 끌어올렸다”며 “트럼프 취임을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심리가 너무 앞서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기업심리지수와 가계심리지수, 금융시장의 공포지수 등은 불과 1~2개월 새 10년 만에 가장 낙관적인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반면 미국 채권시장의 장단기 스프레드와 설비 가동률 등 실물 지표 회복은 느리고 달러 인덱스와 미국 채권금리는 이미 조정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1969년 닉슨 대통령 이후부터 2009년 오바마 대통령까지 미국 증시는 새 대통령의 취임 전에 상승하고 취임 이후 1개월이 지난 시점에 바닥을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연초 강세장의 향기가 증시를 감싸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 동안은 그 실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증시는 실체를 기다리며 상승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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