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봤어요]내겐 너무 친절한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아슬란`

아슬란타고 200km 주행…정숙성·주행감 뛰어나
  • 등록 2016-04-30 오후 1:22:16

    수정 2016-05-02 오전 7:49:11

아슬란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제네시스가 별도 브랜드로 출범하면서 현대자동차의 맏형이 돼 버린 아슬란. 존재감이 미미해 단종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나만의 고급차를 원하는 수요층을 잡고 있다. 지난해는 8629대가 팔렸으며 올해 1분기에는 585대가 판매됐다.

실제 경험한 아슬란은 기대보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디자인, 편의사양을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며칠간 아슬란의 최상위 모델인 G300(3.3) 익스클루시브 풀옵션 차량을 타고 서울시내와 경기도 일대 약 200km를 시승했다. 색상은 초콜릿색에 가까운 ‘다크호스’로 LF쏘나타에도 적용됐던 컬러다.

터키어로 ‘사자’란 뜻의 아슬란은 그랜저HG와 차체 크기가 거의 똑같다. 아슬란이 50㎜정도 더 길 뿐 너비, 높이, 휠베이스는 모두 동일하다. 아슬란은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돼 정제된 느낌이 강하다.

아슬란 앞모습(위)과 뒷모습(아래). 신정은 기자.
앞모습은 그랜저HG와 LF쏘나타를 적당히 섞어 놓은 모습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특유의 ‘헥사고날(6각형) 그릴’이 눈에 띄었다. 직선이 많고 날카로워 ‘사자’라는 이름에 가장 잘 어울렸다. 뒷모습은 제네시스와 유사했지만 플루이딕 스컬프처 2.0만의 간결한 선이 강조됐다. 반듯한 LED 후미등과 사각형의 머플러가 깔끔했다. 그랜저HG의 앞문과 유리창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옆모습은 익숙하다. 그랜저의 복잡했던 뒤쪽 캐릭터라인이 정리돼 좀 더 중후한 분위기를 더했다.

실내는 한층 더 고급스러웠다. 마름모꼴 박음질의 나파가죽은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센터페시아는 내비게이션, 공조기,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등이 수평형으로 배치돼 있다. 여기저기 버튼이 너무 많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얇은 스티어링 휠은 고급차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았고 그립감이 부족했다. 뒷좌석은 앞좌석 보다 더 푹신하고 안락했다. 160cm 초반대의 기자가 앉기에는 다리를 뻗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남았다. 트렁크는 446리터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수납할 수 있다.

아슬란 G300(30.0) 익스클루시브 다크호스 색상 차량 옆모습. 신정은 기자.
시동을 걸자 하이브리드차에 버금갈 만큼 조용했다. 아슬란은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대책 설계로 최상의 정숙성을 실현했다고 한다. 전면 윈드쉴드 뿐만 아니라 전·후석 도어 유리에도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해 외부의 소음을 차단했다. 40~50㎞/h의 속도에도 엔진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았다. 정숙성만 따지면 웬만한 고급 수입차보다 뛰어났다.

주행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람다Ⅱ V6 3.3 GDi의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 등의 힘을 낸다. 저·중속 구간에는 핸들링도 적당했고 액셀레이터 페달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120km/h가 넘어가면서는 변속 반응이 더뎌졌다. 급가속을 할 때 공회전이 많고 ‘윙’소리가 크게 들렸다. 스포츠모드로 바꾼 뒤 속도는 180km까지도 거뜬히 올라갔다.

아슬란 앞좌석(왼쪽)과 트렁크(오른쪽). 신정은 기자.
무엇보다 아슬란의 가장 큰 장점은 ‘친절’하다는 것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S), 진동 경고 스티어링 휠 등 편의·안전 기능들이 대거 장착돼 운전을 쉽게 만들었다. 특히 HUD가 다른 차종보다 친절해 전방에 시선을 떼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글씨 크기도 눈에 쏙 들어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운전을 간섭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연비는 아쉬웠다. 3일간 도심 및 고속 주행에서 평균 연비가 6.5㎞/ℓ 수준에 불과했다. 아슬란의 공인 복합연비는 9.5㎞/ℓ(도심 8.1 고속 11.9)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진가를 발휘 못 하는 저평가된 모델이다. 가격도 두 차의 사이인 3721만~4398만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형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조금 낮췄지만 저렴한 편은 아니다. 아슬란이 제네시스와 같이 ‘현대’가 아닌 고유의 앰블럼을 달았다면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출범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란 가격만 높인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고 성능만 우수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오랜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도기에서 아슬란이 어떤 역할을 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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