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일동제약의 종가는 1만6450원으로 녹십자가 주식 매입을 발표한 지난 16일 종가 1만1900원보다 38.2% 올랐다. 녹십자의 지분 확대 이후 일동제약은 두 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녹십자는 녹십자홀딩스, 녹십자셀 등과 함께 일동제약의 지분 735만9773주(29.36%)를 확보하며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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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투자로 시작한 녹십자의 행보가 이젠 일동제약까지 삼킬 수 있게 됐다.
일동제약 측은 오는 24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라는 강수를 택했지만, 이번 주총의 핵심 안건인 지주회사 전환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녹십자는 지분율을 늘리며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하거나 현재의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일동제약과 우호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등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 일동제약 또한 경영권 사수를 위해 추가적인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앞으로 양사간의 지분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녹십자의 투자 능력은 이미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2년부터 동아제약의 지분을 4.2% 매입했고 지난해 동아제약의 분할 이후 대부분 매각했는데 이때 200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녹십자가 이번에 일동제약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는 데 든 436억원 중 374억원은 외환은행과 씨티은행으로부터 차입한 돈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앞으로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