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일축했다. 그는 세 가지 걸림돌을 제시했다.
우선 내년 1월말까지 HSBC가 주식취득을 위한 정식 신청서를 제출하는 행정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면 론스타에 의한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내년 4월말까지 인수가 완료되지 못하면 당사자 일방에 의한 계약해지도 가능하다고 전해졌다.
양사가 내년 1월말과 4월말을 조건으로 단 것은 내년 초에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한 1심 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법원이 두 회사의 희망처럼 내년 초까지 1심 판결을 내릴지, 그리고 금융감독위원회가 1심 판결 뒤에 매각 승인 여부를 결정할 지가 외환은행 매각 성사의 관건인 셈이다. 그런데 사안의 복잡성과 여론 부담 때문에 법원이 1심 판결을 내년 초까지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금감위가 매각 승인을 검토하는 시점을 1심이 아닌 대법원 판결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론스타와 HSBC의 계약은 무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주식취득 승인을 담당하고 있는 금감위는 법원 판결전까지 외환은행 매각 승인 불가방침을 밝히고 있다. 구 연구원은 "결국 HSBC가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감위의 승인을 거쳐야하는데 승인이 나지 않는다면 론스타와 HSBC의 계약 내용은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도 `최종인수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HSBC의 지분인수 합의에도 불구하고 금감위는 여전히 법원 판결 이전에는 매각 승인 검토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여 HSBC가 외환은행을 최종인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SBC가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는데 결격 사유만 없다면 이번 계약은 성사될 소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HSBC의 외환은행 인수가 국내 은행간 경쟁을 더 부추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CJ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최종인수된다는 전제하에 영향을 점검했다. 그 전망에서 양사의 분석은 엇갈렸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종인수되더라도 HSBC의 외환은행이 국내 은행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인수진행 과정에서 일정 기간 동안은 국내 대형 은행들과의 시장 점유율 및 영업 인프라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고, 금감위 인수과정이 장기화된다면 국내 은행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SC의 제일은행이나 씨티의 한미은행 인수 당시에는 국내 은행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현재는 이들이 국내 대형 은행들에 비해 존재감이 크게 약화됐다"며 "이처럼 HSBC에 인수된 외환은행이 국내 은행들의 시장 기반을 흔들 정도의 존재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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