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욕 했지?" 혼잣말 듣고 20대女에 둔기 휘두른 이웃

항소심서 감형...법원 "우울증 증상 감안"
  • 등록 2024-11-28 오전 6:54:57

    수정 2024-11-28 오전 6:54:57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이웃 여성이 혼잣말로 욕하는 것을 자신에게 한 것으로 착각해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3형사부(부장 김병식)는 26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A씨 가족이 출소 이후 정신과 치료를 도와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1월 10일 오전 8시 20분쯤 충남 당진시에 있는 자택 맞은편에 사는 여성 B(26)씨가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둔기로 머리를 2차례 내려치고, 도망가려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10여 차례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집에서 현관문을 열어둔 채 옷을 갈아입던 중 밖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데 나를 욕하는 것으로 생각해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 몸싸움을 하다 격분해서 흉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범행 후 A씨는 B씨를 구호하지 않고 차를 타고 도주하다 3시간 후 경기 안양시에서 경찰 검문에 걸려 체포됐다.

B씨는 목과 가슴에 근육층을 침범할 정도의 좌상과 열상 등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사소한 오해로 격분해 이웃인 B씨를 살해하려 했고 하마터면 B씨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었다”며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B씨와 합의하거나 용서받지 못한 점, 범행 직후 도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에 맞는 엄중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이웃인 B씨에게 무차별하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고, B씨는 정신적·신체적 고통과 두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다행히 B씨의 생명에 큰 지장이 없고, B씨를 위해 5000만원 형사 공탁도 했다”고 했다. 이어 “A씨가 혼자 생활하며 우울증 증상이 있던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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