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당시 미래 신사업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턱도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회장은 "10년전 삼성이 지금의 5분의1 크기에 구멍가게 같았는데 까딱 잘못하면 (앞으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 10개월 뒤 이 회장은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신사업추진단장을 삼성의 미래를 지휘할 삼성 그룹 총괄책임자로 내세웠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식 출근 첫날인 22일 오전 앞으로의 '키워드'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과거보다 미래에 대비해야 하고, 신수종사업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멍가게 전락을 우려하는 이 회장의 주문이 그대로 녹아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은 지난 5월 2020년까지 새로운 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親(친)환경 및 건강증진 미래산업 분야였다. 김 부회장이 직접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이끌어 왔다.
비(非) 전자계열사 등으로까지 확대해 그룹 전체가 신수종사업에 공동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밝힌 미래 사업외에 다른 사업이 추가될 가능성과 함께 투자 규모 확대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한편 김 부회장은 신설될 그룹 조직을 꾸리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구체적인 조직 구성은 현재 검토 중이며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주말부터 신 조직에 대한 본격적인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계열사에서 바이오, 태양전지, 의료기기, LED 등 신수종사업 발굴을 담당해 성과를 내고 있는 인사들을 점찍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각 사별로 미래를 위한 고민은 해왔었다. 이제는 새로운 조직이 각 계열사의 미래 대비안을 조율해 빠르게 의사결정과 방침을 정하게 될 것"이라며 "2011년에는 미래를 대비해 온 삼성의 고민과 전략이 더욱 구체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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