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에 커진 인플레 우려…환율 1330원 초중반대 상승[외환브리핑]

역외 1330.0원…1.65원 상승 출발 전망
사우디·러시아 130만배럴 감산 연말까지 연장
국제유가 10개월만에 최고…브렌트유 90달러 넘어
달러인덱스 104.75, 지난 3월 이후 최고치
1340원 부근에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커질 듯
  • 등록 2023-09-06 오전 8:30:45

    수정 2023-09-06 오전 8:30:45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9거래일 만에 1330원대로 재진입한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을 모색하며 상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지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매수 심리가 강해진다면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0.6원) 대비 1.6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자발적 감산 연장 소식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원유감산을 올해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지난 7월부터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에 돌입했고, 자발적 감산 기한을 매달 연장하고 있다. 사우디와 함께 OPEC+을 이끌고 있는 러시아도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도 석유시장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연말까지 자발적인 감산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웃돌았으나 배럴당 86.6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1.04달러(1.2%) 오른 배럴당 90.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1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선을 넘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가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연준의 긴축 장기화에 힘이 실리며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5일(현지시간) 오후 7시 기준 104.7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강달러에 달러·위안 환율은 7.30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모두 전날보다 상승세다.

이날 달러 강세에 역외에서 롱(매수) 심리가 과열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역내 실수요도 추격매수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1340원대에 가까워진다면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이 커져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 지난달 연고점 부근에서 환율이 재차 막히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편 장 마감 이후 연준의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 앞서 발간되는 만큼 주목해야 한다. 베이지북에서 지역 연방은행들은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양호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상방 리스크를 경계할 수 있다.

또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진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 중 로건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앞서 콜린스 총재는 미국 경제지표 확장 속에서 2%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확인하려면 지금의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위원들의 발언에서 추가 금리 인상의 여지를 열어둘 경우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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