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관지 1면 구호 잇단 변경…‘김정은 시대’ 부각

노동신문·민주조선 구호에 ‘김정은’ 등장
3대세습 강화·정면돌파전 결속 집중 의도
  • 등록 2020-03-22 오전 11:37:53

    수정 2020-03-22 오전 11:37:5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관영 매체들이 1면 상단에 배치하는 구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등장시켰다. 3대 세습을 강화하면서 ‘김정은 시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달 19일부터 1면 제호 오른쪽 상단에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 따라 이 땅 우(위)에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자(건설하자)!’라는 구호를 썼다. 종전까지 수년간 ‘당의 령(영)도 따라 내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해 힘차게 일해 나가자!’라고 썼던 구호가 바뀐 것이다.

지난 21일부터는 다시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 만세!’로 변경됐다. ‘당의 령도’나 ‘내 조국 부강’ 같은 일반적 표현에서 김 위원장 찬양 문구로 바꿨다.

북한이 최근 노동당과 내각 기관지인 노동신문, 민주조선 1면의 메인 고정 구호를 ‘김정은’을 부각하는 식으로 변경해 눈길을 끈다. 21일 발행된 노동신문과 민주조선의 오른쪽 상단 구호는 다시 ‘우리 당과 국가, 우리의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 만세!’로 바뀌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신문의 구호 변경은 ‘김정은 시대’ 공고화와 동시에 정면 돌파전이라는 난국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 고조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위상 변화에 따라 관영 매체에서 최고지도자를 호명하는 방식을 변경해 왔다. 수식어를 ‘경애하는’에서 ‘위대한’ 등으로 바꾸는 식이다.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압박ㆍ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체제 수호를 위해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제고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져 자력에 의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북한은 지난해 4월, 8월 2차례 헌법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을 ‘대외적 국가수반’으로 명문화하고, 국무위원장의 법적 지위와 권한을 강화해 김 위원장 중심의 국가권력 체계를 확립하고 나섰다.

다만 두 일간지의 1면 제외 왼쪽 메인 구호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 혁명사상 만세!’가 그대로 유지됐다.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구호가 좌우로 나란히 배열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을 격상하면서 동시에 3대 세습체제의 정통성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최근 노동당과 내각 기관지인 노동신문, 민주조선 1면의 메인 고정 구호를 ‘김정은’을 부각하는 쪽으로 변경해 눈길을 끈다. 기존 노동신문 오른쪽 상단 구호는 ‘당의 령도따라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해 힘차게 일해나가자!’ 였으나(사진 왼쪽) 19일에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 따라 이 땅우에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자!’로 바뀌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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