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갯게 동면 모습 국내 최초로 확인

한려해상국립공원 생태계 조사 중 첫 촬영
개체수 적은 희귀종…서해·남해안·제주 분포
외부 온도변화에도 서식굴 내부 5~6도 유지
  • 등록 2019-02-10 오후 12:00:00

    수정 2019-02-10 오후 12:00:00

갯게의 부속지 명칭. (사진=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도 해안가에서 해양생태계 조사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갯게의 동면 모습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갯게는 갯벌이 있는 조간대 상부의 돌무더기나 초지에 구멍을 파고 살거나 하구 근처 도랑, 습지에 구멍을 파고 살며 아주 드물게 발견된다. 세계적으로 1속 1종만이 있는 희귀종으로 특이하게 갯벌 주변에 서식하면서도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데 몸에는 전반적으로 보랏빛이 돈다. 개체수가 적은 희귀종이며 해안가나 하구 습지 등 환경변화에 민감한 지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에 분포한다. 일본(사가미만-큐슈, 오키나와)·타이완에도 분포한다.

이번에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확인된 갯게의 서식굴은 깊이가 약 30~50㎝의 불규칙적으로 구부러진 형태이며 낙엽·풀·흙으로 막아 외부 온도변화에도 영상 5~6도의 내부 온도를 유지한다. 서식굴 입구 너비는 7~10㎝, 길이는 100㎝ 정도다.

연구진은 갯게의 동면 습성에 대한 연구를 위해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해 폐쇄된 서식굴의 형태, 서식굴 안의 온도를 측정하고 동면을 취하는 갯게의 모습을 지난달 14일에 촬영했다.

서식굴은 여름철에 안쪽까지 개방된데 비해 겨울철에는 입구에서 약 10㎝ 깊이까지는 낙엽·풀·흙으로 약 10~80㎝까지는 흙으로 덮여 있고 제일 안쪽에 갯게가 동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특히 서식굴 외부 온도가 영하 3도~영상 10도로 변화할 때 갯게가 동면하는 공간은 영상 5~6도로 유지된다. 이는 체온유지가 쉽지 않은 갯게가 급격한 온도변화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파악된다.

서식굴 안쪽에 내시경 카메라의 조명을 비췄을 때 갯게가 약 5분 정도 천천히 움직이다가 이후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보아 외부자극이나 상황에 스스로 반응할 수 있는 상태의 동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규 국립공원공단 책임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갯게의 겨울철 생존전략을 밝히고 서식지 복원을 위한 과학적인 자료와 영상자료를 취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내시경 카메라를 활용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갯게 서식굴을 촬영, 서식굴 제일 안쪽에 머물고 있는 갯게의 동면 모습을 국내 최초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갯게 갑각의 길이(갑장)는 큰 것이 40㎜ 정도며 갑각의 너비(갑폭)는 더 넓어서 50㎜ 정도이다. 갑각의 윤곽은 양 옆가장자리가 볼록한 사각형이다. 이마는 짧은 혀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둥그스름하고 아래쪽으로 매우 기울었다. 등면에는 깊은 세로홈이 달리는데 이 홈은 가운데까지 뻗어 있다. 안와 뒷가장자리는 매우 뚜렷한 두둑을 이룬다. 갑각의 옆가장자리는 매우 볼록하고 눈뒷니를 포함해 4개의 넓은 이가 있다. 제1~3번째 눈뒷니는 판자 모양으로 돌출해 위쪽으로 비스듬히 꺾였고 털이 없다. 뒷가장자리는 곧은 편이다. 갑각의 등면 앞부분과 뒷옆부분이 매우 기울어서 볼록하고 전면에 짧은 털로 덮였다. 집게다리는 크고 억세게 생겼는데 수컷의 집게다리는 암컷의 집게다리보다 훨씬 더 크다. 수컷의 손바닥은 매우 크며 왼쪽이 오른쪽보다 큰 경향이 있다.

개체수가 적어서 매우 희귀한데다 서식처 위협도가 큰 지역에 서식한다. 또한 개체군간 격리가 커짐으로 인해 이 종에 대한 보전 우선순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하동준 국립공원공단 해양연구센터장은 “향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갯게의 생태학적 연구와 서식지 환경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강화해 갯게의 개체군 보호와 복원사업 등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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