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은 현재 CJ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아들 이선호(27)씨는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097950)에서 재무파트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딸 이경후(32)씨는 CJ오쇼핑(035760)을 거쳐 남편과 함께 미국에 살며 CJ그룹 미주법인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선화 과장은 2014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고, 이경후 부장은 2013년 CJ오쇼핑 마케팅 대리로 입사해 경력을 쌓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나선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재계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지분 정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비상장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다. 재계에서는 CJ가 이 회사를 중심으로 오너일가의 비상장사 보유 주식을 일원화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가치를 키우고 이를 지주사인 CJ 지분 확보에 활용해 승계 발판으로 만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핵으로 떠오른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4년 12월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CJ시스템즈가 화장품·미용용품 유통 계열사 CJ올리브영을 합병한 회사다.
실제로 CJ그룹은 지난 8일 CJ올리브네트웍스와 유선·위성 및 기타 방송업체인 CJ파워캐스트 그리고 광고 업무를 대행하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 및 주식 교환을 결정했다. CJ파워캐스트가 우선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흡수 합병하고 이후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파워캐스트 합병 법인의 지분 100%를 취득하는 구조다.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파워캐스트,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한몸으로 묶는 대규모 사업 재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3사 모두 오너 일가가 개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있는 CJ파워캐스트와 재산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및 주식 교환 절차가 마무리 되면 오너 일가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율은 현재 22%에서 44%로 늘어난다.
CJ파워캐스트와 재산커뮤니케이션의 합병으로 이선호 과장의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율은 기존 15.84%에서 15.76%로 0.08%포인트 하락하긴 하지만 보유 지분은 20만8867주에서 28만7347주로 증가해 지분 가치는 402억원에서 444억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두 알짜기업의 합병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자본 총계 역시 2535억원에서 2818억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J파워캐스트와 재산커뮤니케이션은 전체 매출 중 내부 일감 비중은 약 50%로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유선·위성 및 기타 방송업체인 CJ파워캐스트와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시너지까지 고려하면 합병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CJ는 승계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지주사인 이선호 과장과 이경후 부장이 CJ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두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CJ 지분과 주요 계열사 지분은 2%가 채 안 된다. 승계를 위해서는 지주사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현재로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CJ 간 지분 맞교환 형태의 승계 절차가 가장 유력하다. 이재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CJ 지분은 42.12%로 현재 주가로 따지면 약 2조2000원의 가치다. 여기에 상속세 적용 세율 50%를 적용하면 약 1조1000원이 넘는 세금이 필요한 데 사실상 증여가 불가능하다. CJ올리브네트웍스 기업 가치가 10조원에 이르면 가능해지긴 하겠지만,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 가치가 커질수록 CJ의 기업 가치도 커지기 때문에 쉽지 않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공개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립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 가장 많은 점포를 출점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좋은 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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